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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 단백질·칼슘 풍부...고소한 맛에 20~30대 열광

쫄깃쫄깃 오묘한 맛, 안 먹고는 못배긴다

일요일 저녁 9시 학산 풀러턴점에 손님이 붐비고 있다. 33개 테이블은 빈 곳을 찾기 힘들었고 대기명단에는 10여팀이 올랐다.

일요일 저녁 9시 학산 풀러턴점에 손님이 붐비고 있다. 33개 테이블은 빈 곳을 찾기 힘들었고 대기명단에는 10여팀이 올랐다.

출출한 저녁, 중화요리집에서 짜장면과 짬뽕을 고민하다 결국엔 두 개 다 시키고, 은근한 과욕은 탕수육에까지 미친다. 그러나 참사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 고민 자체가 왕성한 식욕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곱창구이집에서 곱창 마니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처음엔 곱창과 막창 정도로 가뿐하게 시작했다가 결국엔 양구이까지 욕심을 내고 이내 전골까지 넘본다. 일과의 피로와 칼칼한 목을 알코올기로라도 달래볼 심산이면 고민은 결국 포만감으로 이어지고 만다.
곱창 마니아들은 이렇게 말한다.
“혐오 음식이라며 아예 피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한번 먹어보고 끝나는 사람은 없다”
특히나 20~40대 여성들이 곱창집을 가득 메우고 있는 풍경은 곱창의 세계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알 수 없는 ‘불가사의’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곱창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단백질과 쫄깃한 식감에다 예능을 통해 확산되면서 타인종들에게는 새로운 먹거리 트렌드가 되고 있다.

곱창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단백질과 쫄깃한 식감에다 예능을 통해 확산되면서 타인종들에게는 새로운 먹거리 트렌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곱창은 어떤 음식인가.
소의 내장 중에 가장 작은 창자가 곱창이다. 막창은 네 번째 위로 홍창이라고도 부르는데 가장 인기가 많다. 지방질인 '곱’이 입에서 녹는 맛이 일품이다. 큰창자를 구운 것은 대창으로 부른다.


동그란 막대를 자른 것처럼 보이는 막창은 주로 구이로 많이 먹는다. 막창 구이는 소나 돼지의 막창 부위를 석쇠나 불판에 구워먹는 것인데, 자료를 보니 본래 대구나 경상도 지방에서 즐겨 먹던 음식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뿐만 아니라 LA서도 적잖은 각광을 받고 있다.
소막창은 특히 소 한 마리당 200g에서 400g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돼지막창은 돼지 창자의 마지막 직장 부위를 가리키는데 이 역시 돼지 한 마리당 250g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각이 다른 식재료이나, 공통적으로 내장 부위이고 특유의 냄새가 나 깨끗이 손질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막창은 겉과 속 부분에 붙어있는 지방 덩어리를 제거하고 소금과 밀가루로 벅벅 씻어내는 식으로 손질한다.
싱싱한 소막창을 흐르는 물에 씻는다. 막창 바깥 부분의 지방을 제거하고 돼지막창의 경우, 잔털이 난 부분을 가위로 잘라낸다.
막창의 안쪽을 바깥쪽으로 뒤집은 뒤 지방을 한 번 더 제거한다. 여기에 밀가루를 뿌려 바락바락 씻어내고, 굵은 소금을 뿌려 한 번 더 씻은 뒤 막창을 물로 깨끗이 씻어 놓는다. 이때 소막창의 경우, 작은 크기로 한 번 썰어주는 것이 좋다. 불판이나 석쇠가 달궈지면 막창을 얹어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뒤, 소금이나 기름장에 찍어 먹는다.
돼지막창과 소막창에는 단백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근육 형성, 피로 해소에 효과적인 식품이며, 칼슘 또한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성인의 골다공증과 골연화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맛있어 보이는 곱창과 막창은 손질이 어려워 집에서 해먹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남가주에서도 곱창집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다.
두터워지고 있는 곱창의 인기 비결은 아무래도 크게 두 가지로 분석 가능하다.
진한 추억을 갖고 있는 50~70대는 입에 맞는 곱창이 그리웠을 터다. 좋은 곱창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반면 20~30대 신참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다. 왁자지껄한 곱창집 분위기도 마치 한국 드라마나 예능 먹방 프로그램 같아서 흥미롭기만 하다.
이래저래 한인사회와 K-푸드 마니아들의 곱창집 행렬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 곱창전문 '학산 풀러턴점' “멀리서 온 타인종 마니아로 문전성시”

곱창이 인기를 끌자 남가주 내 전문점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LA와 토런스에 둥지를 튼 학산이 최근 풀러턴에도 오픈해 ‘문전성시’다.
브랜드 인기를 바탕으로 맬번과 비치 코너 시온마켓 몰 길가에 오픈했다. 목이 좋은데다 풀러턴, 부에나파크, 라하브라, 브레아까지 포진한 한인 곱창 마니아들에게 단단히 입소문이 퍼진 것이다.
허수나 지점장은 “개업 초기에 밀려드는 손님에 ‘일주일에 하루는 쉬자’는 말이 무색해졌다”며 “믿기 힘들지만 인기 많은 대창은 손질 해놓은 게 모두 나가는 바람에 주방을 일찍 닫은 날도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

학산 풀러턴점의 특징은 네 가지다.
첫째로는 점심에 오픈한다. 한국에서도 점심을 매일 오픈하는 곱창전문점은 찾기 힘들 것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바쁜 아침을 보낸 주부들과 시니어들이 여유로운 점심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 두번째로는 하시엔다 능선이 무너졌다는 것.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만 하다. 들어보니 하시엔다와 푸엔테힐스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산을 넘거나 57번 프리웨이를 넘어서 학산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웬만하면 있을 것은 다 있는 그 곳에서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학산을 찾는 손님들이 있다는 것.
세번째로는 ‘냉장 포장 곱창’을 판다. 일반 프라이팬에 구우면 기름이 튀어 다칠 수 있어 에어 프라이어로 구우면 기름이 빠져 더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는 설명이다. 집 뒷마당이나 벗들의 모임에 '서프라이즈 메뉴’가 된다고 한다.
마지막은 ‘고기 콤보’. 곱창 만큼이나 품질 좋은 차돌, 갈비살 등은 동네 고깃집과 비교되기 힘들 정도의 신선도와 맛을 자랑한다.

▶이영현 대표 “새로운 트렌드, 깊고 오래갈 것”

학산 풀러턴점 이영현 대표가 막창과 대창을 굽고 있다.

학산 풀러턴점 이영현 대표가 막창과 대창을 굽고 있다.

게장 반찬을 매일 고집한다는 말답게 깔끔하고 정갈한 반찬이 서브됐다. 콩나물 무침과 양파 무침 옆 돌판 위 곱창이 조용히 익어가자 대화가 시작됐다.

이 대표는 “결국 좋은 재료를 잘 찾아서 많은 분들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기본”이라고 설명한다. 곱창이 ‘소울 푸드’로 자리를 잡고 다양한 민족이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은 ‘재료의 준비’에 있다는 소개도 이어진다. 평소 곱창을 좋아했던 그가 곱창을 인상깊게 대한 것은 중국. 야시장에서 정리되지 않은 대창과 막창을 대규모로 팔고 사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음식을 보다 저렴하고 맛나게 대접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단다.

재료 관리와 조리를 위해 최고 수준의 주방장을 영입했고, 한식과 고객 서비스 분야의 전문가인 허수나 지점장과 손을 잡았다. 이 대표의 꿈은 발동이 걸린 학산 곱창이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덴버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다. 그는 20~30대가 열광하는 이유로 ‘트렌드’를 꼽았다. 곱창이 새로운 음식이 아니지만 미국 내 한인과 아시안들에게는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았으며, 이 트렌드는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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