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음악인가] 싸우는 나라의 음악가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대한민국, 북한. 다음 달 21~23일 함께 공연하는 피아니스트 네 명의 출신지다. 각각 피아니스트 야론 콜버그, 비샤라 하로니, 손열음, 김철웅. 이들은 강원도 철원·고성·강릉에서 2·4중주를 연주한다.다음 달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콜버그(이스라엘)와 하로니(팔레스타인)는 2008년부터 듀오로 활동하고 있다. 하로니의 연주를 본 콜버그가 e메일을 보냈고 ‘희망’이라는 뜻의 ‘아말(Amal)’로 팀 이름을 지었다. 이번 내한공연은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이 프로그래밍한 대관령겨울음악제 중 하나다. 듀오 ‘아말’(사진)이 손 감독에게 “언젠가 북한 피아니스트까지 넷이 연주를 하자”고 제안한 지 7년 만에 성사됐다. 김철웅은 2002년 탈북한 피아니스트다.
이처럼 ‘분쟁 지역’의 음악가들이 노력을 기울여 함께 연주하는 장면은 오랫동안 반복됐다. 이들의 노력과 상관없이 국제 뉴스에는 포탄 소리가 가득하고 특정한 나라들의 관계는 나빠지기를 반복한다. 싸우는 나라 음악가들이 함께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회의에 빠질 만도 한데, 그때마다 연주자들은 똑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피아니스트 이경미는 인터뷰에서 “음악을 통해 양국 관계가 좋아질 순 없겠지만, 한·일 사이에 이런 우정도 존재한다는 예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로니는 유튜브 영상에서 “우리는 함께 피아노를 치기 위해 서로 존중하며 대화한다. 이게 더 나은 미래의 모습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음악가들이 이야기하는 ‘실질적 평화 효과’다.
김호정 / 한국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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