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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우리 땅…가깝고도 먼 블라디보스토크

고구려ㆍ발해ㆍ독립운동의 거점
인천서 2시간, 가장 가까운 유럽
극동함대 기지서 관광지로 변신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자리했던 군항도시 블라디보스토크가 한눈에 들어오는 독수리전망대, 2012년 APEC 정상회담에 맞춰 완공한 금각교가 도시의 전경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지정학적으로는 유럽과 아시아의 다리 역할을 하는 터키 이스탄불을, 지형학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를 닮아 두 곳의 지명을 딴 곳들이 많다.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자리했던 군항도시 블라디보스토크가 한눈에 들어오는 독수리전망대, 2012년 APEC 정상회담에 맞춰 완공한 금각교가 도시의 전경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지정학적으로는 유럽과 아시아의 다리 역할을 하는 터키 이스탄불을, 지형학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를 닮아 두 곳의 지명을 딴 곳들이 많다.

과거 소비에트 연방 시절 희생한 군인들을 위한 기념탑이 자리한 혁명전사 광장, 중앙광장으로도 불린다.

과거 소비에트 연방 시절 희생한 군인들을 위한 기념탑이 자리한 혁명전사 광장, 중앙광장으로도 불린다.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가 다녀간 걸 기념해 세운 개선문, 연인들의 명소다.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가 다녀간 걸 기념해 세운 개선문, 연인들의 명소다.

여행자들이 북적이는 아르바트 거리.

여행자들이 북적이는 아르바트 거리.

2차 세계대전 등에서 활약한 C-56 잠수함 박물관.

2차 세계대전 등에서 활약한 C-56 잠수함 박물관.

고구려와 발해가 이 땅을 지배했으니, 1000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수많은 동포가 이곳으로 넘어가 독립운동을 펼쳤다. "바다와 접해 있다"는 뜻인 러시아어 프리모르스키를 한자로 훈차하니, 연해주((沿海州), 그 행정의 중심지가 블라디보스토크이다. 해외 독립운동의 거점지역을 중국으로 생각하지만 1919년 3월 이곳에서 설립된 임시정부가 이후 상해 임시정부의 뿌리가 됐을 정도로 해외 독립운동의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홍범도, 강우규, 안중근, 최재형 등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무대였다. 지난해 3월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우수리스크에선 최재형 선생 옛집이 독립운동기념관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정복하다는 뜻의 '블라디'와 동쪽이란 뜻의 '보스토크'가 결합된 이름은 러시아가 동쪽지방을 개척하기 위해 만든 계획도시다. 200년 넘게 군사도시 역할을 해오다 관광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인천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걸려서 흔히,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으로 불리는 그곳, 블라디보스토크로 간다.

혁명전사광장

과거 소비에트 연방을 위해 희생한 병사들을 위한 기념탑이 중앙에 우뚝 솟아 있는 이 광장은 빠뜨릴래야 빠뜨릴 수 없는 블라보스토크의 중심이다. 그래서 중앙광장으로도 불린다. 국경일이나 주요 기념일마다 행사가 열리는데, 매주 금,토요일이면 주말 시장을 비롯해서 크고 작은 공연이 열려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광장 주변으로 고풍스런 유럽식 건물들과 아울러 백화점, 연해주 주청사가 자리해 있다. 금각만을 향해서 올라가면 블라디보스토크 125주년을 기념하는 오벨리스크와 작은 만과 항해하는 선박들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지금은 뭇 관광객들이 무심히 지나는 이곳은 동포들의 가슴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1937년 소련 공산당의 스탈린은 이곳 신한촌(카레이 스카야슬라보드카)에 거주하던 동포들을 일본을 첩자라는 구실로 당시 지도자급 인사 2000여 명을 처형하고, 18만 명에 달하는 한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그때 동포들이 집결했던 곳이 바로 이 광장이었다.

러시아 정교회·개선문

혁명광장 동쪽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큰 러시아 정교회사원이 금색과 푸른색의 번쩍이는 돔을 자랑하고 있다. 유럽과 이슬람의 양식 조화를 이룬 독특한 건축물로 필수 여행코스로 꼽히지만 내부 촬영은 금지된다. 입장시 남자는 모자를 벗어야 하고, 여자는 스카프 등으로 머리카락을 가려야 한다.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 2세의 방문을 기념해서 만든 개선문도 들러야 할 곳이다. 소련시절 파괴됐다가 2003년 복원했다.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의 여타 개선문과 달리 연한 파스텔톤 색감을 띤 이 개선문은 언뜻 동화 속 성채처럼 아름답기까지 하다. 연인들이 이 문을 통과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생겨나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개선문 근처엔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의 넋을 기리는 영원의 불꽃도 들러야 할 곳이다. 커다란 별 가운데 사시사철 꺼지지 않는 영원의 불꽃에 그들을 기리며 두고 간 꽃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 불꽃 뒤 벽에는 전쟁 당시 숨진 젊은이들의 이름이 동판에 새겨져 있다. 영원의 불꽃 앞에는 길이가 140m에 이르는 해군 잠수함 박물관이 놓여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과 대서양 전선에서 활약한 C-56 잠수함을 지상에 올려 박물관으로 꾸몄다. 잠수함 앞의 도로 건너 부둣가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솔제니친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아르바트 거리·금각만 해양공원

'교외'를 뜻하는 아랍어 또는 '수레'를 뜻하는 타르타르어에서 유래됐다는 아르바트 거리는 길이 1km 정도의 짧은 거리지만 유럽풍의 카페, 기념품 가게, 레스토랑 등이 몰려 있는 여행자의 거리다. 러시아 제국 시절의 성채였던 크렘린과 붉은 광장에서 800m 떨어진 보행자 전용도로도 아르바트 거리다. 모스크바의 거리 역시 1km 남짓한 거리이고 보면 조성된 이력은 비슷할 지도 모르겠다.

아무르만 해안가에 조성된 드넓은 금각만 해양공원을 향해 쭉 뻗어 있다. 영화관, 수족관, 대관람차가 있는 해양공원까지는 걸어서 5분이면 충분하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로 깊숙이 파고든 길이 7km, 폭 2km의 만을 따라 시가 발달했는데, 1859년 콘스탄티노플의 뿔 모양의 곶(Golden Horn)과 비슷한 지형이어서 니콜라이 무라비요프아무르스키 백작이 이렇게 이름붙였다. 블라디보스토크가 '동방의 이스탄불'이 되기를 희망해서 이스탄불에서 유래된 지명이 적지 않다. 원래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있던 자리였는데, 지금은 해양공원으로 바뀌어 관광지가 됐다. 아무르만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곰새우, 킹크랩, 바다새우, 연어 등을 야외 패티오에서 금각만을 바라보며 즐길 수도 있다.

독수리 전망대

'독수리 둥지' 란 뜻의 214m 높이의 '오르리노에 그네즈도'산에 자리한 120m 높이의 전망대다. 그 높이에서 보는 전망이 뭐 대단할까 싶지만 어쨌든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선 가장 높은 곳이다. 당연히 시내와 금각만, 그리고 만을 가로지르는 금각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 오르면 나무로 만든 '마트료시카'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마트료시카는 러시아어 여자 이름인 마트료나의 애칭으로 하나의 몸통에 크기별로 다른 여러 개의 인형이 겹쳐 들어있는 러시아 전통 인형이다. 이곳은 야경의 골든타임인 해질녘에 오르는게 좋다. 금각만 일대가 그야말로 황금빛으로 물든다. 이곳의 랜드마크는 금각만을 가로지르는 금각만교, 블라디보스토크 개발의 상징이다. 2012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맞춰 완공한 것으로 다리 덕분에 만(灣) 북쪽에서 남쪽으로 가는 시간이 40분에서 3분으로 단축됐다. 택시를 타거나, 케이블카(후니쿨라)를 타고 갈 수도 있고, 걸어서도 갈 수 있다.

루스키섬

북한을 닮았대서 한인 관광객들에겐 '북한섬'으로 불리는 토비지나 곶을 비롯해서 탁 트인 전망이 압권인 이 섬은 본토와는 동 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다. 2012년 개통된 루스키 대교가 개통됐고, 그해 APEC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1시간 걸리는 이곳은 90년간 해군기지였다가 지금은 휴양지로 변신했다. 극동연방대학 캠퍼스도 옮겨와 주변은 해양연구센터ㆍ수족관ㆍ카지노 등이 들어서 있다. 아직까지 섬은 때 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트레킹 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교통이 불편해서 시내의 여행사 당일 투어로 다녀오는 것이 좋다.

사진=러시아 관광청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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