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거미의 꿈
가느다란 발을 가진
거미 한 미리
넓은 태평양을 건너 온
꿈의 나라,
허공에 매달려
수없이 걷어찬 헛발 짓
이삿짐을 내려놓은
낯선 이국의 밤
천장에 매달린 전등불이
낯설다
발은 아메리칸 드림에
담근 채 밤낮을 허우적거리며
날줄과 씨줄 줄줄이
엮어 온 나날
언어와 피부색이 달라도
친구라 불러주는 그들에게
정직과 성실, 부지런함이 통했다
가냘프고 외로웠던 거미 한 마리
텅 빈 허공에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무늬의 상장을 걸었다
30여년의 눈물과 함께 대롱대롱
김희주 / 시인·해외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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