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냄비 530불 익명 기부자는 누구?
구세군 모금 역대 최저 수준
그래도 곳곳서 연말 온정 나눔
교회·단체 등도 조용한 선행
올해 모금 실적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구세군나성한인교회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 현재 LA 한인타운 내 모금액은 4만 달러에 못 미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5만1000달러), 2018년(5만53달러)과 비교하면 1만 달러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구세군 이주철 사관은 “이 추세라면 전년보다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주에 구세군본부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한인타운뿐 아니라 가주 지역 전체 모금액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구세군나성한인교회는 이미 모금 저조를 우려, 냄비 설치일을 일주일 정도 앞당긴 바 있다. <본지 11월22일자 a-3면>
우려는 현실이 됐다. 구세군 측은 올해 역대 최저 수준의 모금이 이뤄진 원인으로 ▶자원봉사자 부족 ▶자선냄비 설치 장소 감소 ▶추운 날씨 ▶체감 경기 악화 등을 꼽았다.
자선냄비의 이런 모금 감소에도 보이지 않는 온정의 손길은 한인 사회에 곳곳에서 이어졌다. 우선 지난 11일 LA한인타운 김스전기 앞에 설치됐던 구세군 자선냄비에는 현금 ‘530달러’가 든 익명의 봉투가 담겼다.
이 사관은 “100달러 짜리 5장은 이해가 갔지만 잔돈으로 ‘30달러’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준비한 성금 외에 갖고 있던 현금까지 전부 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매년 모금액이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온정이 남아 있음을 느끼고 은퇴자들이 추운 날씨에도 매일 3시간씩 구세군 자원봉사로 섬기는 모습을 보며 한인사회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산하 비영리 단체인 해피빌리지도 13년째 노숙자들에게 방한용 점퍼를 나눠줬다. 파라다이스 뉴스 서비스센터, 로즈미드중앙교회, 선라이즈파운데이션 등을 비롯해 많은 단체와 개인들이 십시일반 점퍼 구입 비용을 보내왔다.
직접 거리로 나서 온정을 나누며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도 많았다.동양선교교회, 남가주만남의교회, ANC온누리교회, 갈보리선교교회, 남가주사랑의교회 등은 노숙자 음식 제공, 선교지 물품 보내기, 소외 계층 지원, 양로원 방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을 도왔다.
애너하임에 사는 진영은(36)씨는 “틈날 때마다 교회 봉사를 통해 힘을 보태려고 한다”며 한인 사회 곳곳에서 하나 둘 모이는 성금과 봉사를 통해 결국 우리 사회가 밝아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외에도 LA한인회(노숙자들을 위한 구호 키트 나눔), 화랑청소년재단(노숙자 셸터 방문), 파바월드(생필품 기부), 이웃케어클리닉(장난감 기부), 한인가정상담소(위탁가정 크리스마스 파티), 샬롬장애인선교센터(장애인 가정 장학금 수여) 등 연말을 맞아 한인 단체들의 온정이 줄을 이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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