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 시장 위축에 포에버 21 파산까지 '설상가상'
송년 기획: 2019년을 돌아보며-의류업계
인기 상가에도 빈 매장
봉제·원단업계도 고전
2세대들 활로 찾기 한창
‘자바시장’으로 불리는 LA한인 의류업계는 올해도 힘겨운 한해였다. 주요 고객인 대형 백화점과 의류 소매체인들의 파산 내지 매장 축소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0월 포에버 21의 파산보호신청 소식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이미 그 동안에도 위기설이 끊이지 않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파장은 컸다.
포에버 21에 납품하는 한인 의류업체가 아직 많기 때문이다. 또 한인 의류업계의 상징적인 업체가 위기를 맞았다는 정신적 충격도 만만치 않았다.
포에버 21의 파산보호신청은 한인 의류업체가 주 고객인 한인 팩토링업계에도 타격을 줬다. 하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왔기 때문에 그나마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자바시장도 점차 활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과거 입주 경쟁이 벌어졌던 상가들도 곳곳에 빈 공간이 눈에 띌 정도다.
남미 등으로 부터 워크인 고객까지 급감하면서 매장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고전하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장사를 잘하는 업체는 계속 성장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은 버틸 만큼 버티다 결국 폐업의 수순을 밟고 있다.
의류협회 사무국에 따르면 자바시장에는 한때 약 2000개의 한인 의류업소가 있었으나 지난해 조사에서 1300개 정도로 줄었다. 한 의류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2~3년 안에 한인 의류업체 숫자는 2018년의 절반 수준인 700~800개 정도로 감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의류업계는 물론 또 다른 축인 봉제업계와 원단업계 모두 각종 소송과 단속 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류업계는 프로포지션 65와 관련한 공익소송이 늘고 있고, 봉제업계는 단가는 줄고 비용은 상승하는 악조건 속에 라이선스 단속 강화로 위축된 모습이다. 원단업계는 끊이지 않고 디자인 소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의류협회와 봉제협회, 섬유협회 등 의류업계 3개 단체가 약속이나 한 듯 올해 연말 행사를 열지 않은 것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새로운 감각과 경영 능력으로 무장한 2세대들의 등장이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성장해 1세대들에 비해 언어나 문화적인 거리감이 적다.
또 새로운 경영 방식을 도입하고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는 공통점을 보인다, 그리고 이들 2세대들은 이미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의류 박람회인 ‘매직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컨셉트, 파격적인 품질과 가격 등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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