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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기술로 자동차도 '아이언맨 수트' 만들 듯

BMW VR·AR 생산 프로그램 가동
태블릿에 앱 설치 품질 검증 가능
현대·기아차도 VR 품평장 마련
기아차 신형 K5 제작에 첫 적용

VR기술을 적용한 엔진조립 과정을 시각화한 모습. BMW 엔진조립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VR고글을 쓰고 엔진조립 과정 교육을 받고 있다. [BMW 제공]

VR기술을 적용한 엔진조립 과정을 시각화한 모습. BMW 엔진조립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VR고글을 쓰고 엔진조립 과정 교육을 받고 있다. [BMW 제공]

연구원들이 VR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연구원들이 VR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아이언맨 수트를 만들 때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다. 허공에 손을 휘저으면 필요한 부품을 갖다 붙일 수 있고, 불필요한 부분을 뗄 수도 있다. 물론 실제 구동과 같은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

영화 속에서나 보던 AR·VR 기술이 자동차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 이미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채용했고, 현대·기아차도 이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개발 과정을 혁신할 수 있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최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남양연구소의 '버추얼 차량개발실’을 공개했다.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란 VR기기를 착용하고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처럼 외부 디자인을 품평하거나 실제 차 안에 탄 것처럼 경험할 수 있는 체계다. 일부 기능은 실제 작동하는 것처럼 시뮬레이션할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가 공개한 VR 디자인 품평장은 지난 7월 버추얼 차량개발실을 신설하면서 150억 원을 들여 마련했다.



최근 기아차가 출시한 신형 K5 제작에 이 기술이 적용됐다. 품평장 내에는 36개의 모션 캡처(사람 몸에 센서를 달아 실제 움직임을 데이터화하는 장비) 센서를 설치해 VR 장비를 착용한 평가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1㎜ 단위로 정밀하게 감지한다.

과거에는 한국과 미국·유럽에 있는 디자이너들이 실제 차 모형을 각각 만들어 디자인 품평을 해야 했지만, VR 디자인 품평장을 이용하면 마치 전 세계의 디자이너가 하나의 공간에 있는 것처럼 서로 의견을 내고 차량 디자인을 바꿔볼 수 있다. 디자인뿐 아니라 소재·색상 등을 자유롭게 바꾸고 이를 적용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BMW그룹은 지난 4월 VR·AR 기술을 활용한 생산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양산 차 라인 가동 전 훈련 과정에 적용되고, 실제 조립현장에선 이상 유무를 체크하는 역할을 한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이 애플리케이션은 양산 전 조립 숙련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과거엔 실제 부품을 가져다 훈련해야 했지만, VR 과정으로 간단히 해결하게 된 것이다.

올해 출시된 신형 8시리즈에는 생산과정에도 AR 기술이 적용됐다. 태블릿PC에 AR 앱을 설치해 조립 불량 여부를 가려낸다. 맨눈으로 살펴보거나 컨베이어 벨트 위에 달린 카메라 장비가 점검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품질 점검이 가능하다.

VR기기로는 대만의 하드웨어 제조사인 HTC의 ‘바이브’ VR 장비를 적용했다. 삼성전자의 '기어 VR'을 만든 오큘러스 제품을 채용할 것이란 루머도 있었지만, 해상도와 성능에서 HTC 제품이 더 뛰어났다는 게 현대차그룹 측 설명이다.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앞으로 설계 품질 검증에 이어 생산·조립 라인 설계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은 이미 지난 6월 시범운영 중인데 가상의 3D(차원) 디지털 자동차를 통해 부품이 잘 맞는지, 부품 간의 간섭은 없는지, 냉각 성능 등을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가 VR·AR에 관심을 갖는 건 이른바 '카마겟돈(자동차와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의 합성어)'시대를 맞아 비용 절감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라서다.

복스왜건·도요타·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막대한 미래 차 분야 연구·개발(R&D) 비용을 대기 위해 자동차의 아키텍처(기본 골격과 시스템)를 통일해 비용을 줄이고, 인공지능(AI)·로봇 등을 활용해 자동화를 앞당겨 왔다.

양산 차 개발 단계의 테스트 과정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프로세스다. 설계에서부터 양산까지 실제 차 수백 대를 제작해 테스트하고, 주행실험까지 해야 하는데 양산 비용 가운데 30% 이상이 테스트에 사용된다. 이를 아끼기 위해 VR·AR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들지만 한번 시스템을 갖추면 실제 차 테스트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특히 전기차·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 개발 과정에서 비용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도입되면 신차 개발 기간은 약 20%, 개발비용은 연간 15%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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