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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30년 디자이너 “한국차, 이탈리아선 일본차와 동급”

수퍼카 외관 담당 콜비 특강
손맛 지키려 아직 종이에 스케치
좋음·나쁨 조화 찾는 게 굿디자인

30여년 동안 페라리 등 수퍼카를 디자인한 마우리치오 콜비(사진)는 최근 “한국 학생의 자동차 디자인과 스케치 실력에 깜짝 놀랐다”며 “몇몇 학생에겐 당장 피닌파리라에 지원서를 넣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피닌파리나(Pininfarina)는 1989년부터 페라리의 외관 디자인을 담당하는 이탈리아의 자동차 디자인 전문기업으로 콜비는 이곳 수석 디자이너를 맡고 있다. 그는 30년간 페라리의 50주년 기념작 F50을 포함해 수많은 히트작을 냈다. F355·캘리포니아 등 페라리의 인기 모델도 그의 펜 끝에서 탄생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로 1992년 디자인한 ‘페라리 F355(프로젝트명 F129)’를 꼽았다. “첫 스케치가 거의 완벽하게 양산 차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콜비는 최근 한국 국민대학교 국제관 콘서트홀에서 ‘페라리 카 디자인 콘서트’를 열었다. 자동차 전문지 탑기어와 국민대가 주최한 행사엔 페라리 소유자를 비롯한 일반인·학생 1000여 명이 몰려 자동차 디자인 명장의 철학과 노하우를 경청했다. 콜비가 한국에서 강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콜비는 “이탈리아에서 한국차는 일본차와 동급으로 여긴다”며 “디자인을 포함해 성능 등 전체적인 퀄리티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특히 “가성비 측면에선 독일차보다 우위”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 시장에 나서보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탈리아의 디자인 회사는 영어로 일하기 때문에 한국 학생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 누구라도 피닌파리나에서 일할 수 있는 시대”라고 했다.



이날 명장이 꼽은 좋은 디자인의 조건은 ‘기호의 조합’이었다. 콜비는 “우리는 살면서 무엇을 좋고 싫어하는지 명확히 알게 된다. 차도 마찬가지”라며 “디자이너는 (좋고 나쁨 사이에서) 조화를 찾아 이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종이와 펜(마커)으로 작업한다. 포토샵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손으로 스케치한 이후다. 손맛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김영주·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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