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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고문 폭로한 '불편한 진실'

더 리포트 (The Report)

[아마존 스튜디오]

[아마존 스튜디오]

9.11테러 이후, 미국인들은 안보, 정보, 수사, 조사, 심문 등의 단어들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국가의 위상, 국민의 안전이라는 명분 하에 테러범들의 인권 유린도 어느 정도 묵인되는 분위기 마저 일고 있었다. 영화 ‘더 리포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진입한다.

지구촌의 ‘경찰국가’, 인권이라는 이슈에 대해서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목소리를 높여온 미국은 고문이라는, 국제법이 엄격히 금하고 있는 범죄 행위를 스스로 자행하고 있었다. 고문 희생자의 인간성을 몰살하는 행위,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극악한 범죄를 주도한 기관은 그 누구도 아닌 미국의 CIA였다.

민주당 소속의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다이앤 파인스타인(아넷 베닝)은 부하 직원 대니얼 존스(애덤 드라이버)에게, 테러 혐의자들을 구금하고 심문하는CIA의 프로그램을 내사할 것을 지시한다. 대니얼에게 주어진 임무는, 9.11 테러 이후 CIA가 보다 ‘효과적인’ 정보 입수의 목적으로 새롭게 고안해낸 프로그램 (Enhanced Interrogation Techniques)의 실효성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철저한 보안 속에 작업공간이 주어지고 6명의 스태프가 보강된다. 수개월 정도로 예상했던 이 작업은 CIA가 고문 기술자들을 고용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6년에 걸쳐 진행된다. 대니얼의 끈질긴 추적으로 인하여 9.11 테러 뒤에 숨겨져 있던 엄청난 비밀들의 전모가 6천 7백 페이지에 달하는 리포트에 담겨진다.



영화의 후반부는 리포트가 세상에 공개되는 과정에서 자행되는 CIA의 또 다른 비리들이 폭로된다.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고문을 자행하고 증거를 인멸해 왔던 CIA는 대니얼이 자신들의 고문행위를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리포트를 영원히 소멸시키기 위한 책략을 꾸민다. 백악관 스태프들과 CIA의 노골적인 방해 공작은 대니얼이 해킹죄로 기소될 위기로까지 몰고 간다.

대니얼 존스를 연기한 애덤 드라이버는 그만이 그려내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는 현재 헐리웃에서 가장 분주한 배우이며 톱 클래스 감독들이 함께 작업을 하고 싶어 하는 배우로 손꼽힌다. 그처럼 내적 깊이를 지닌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의 내공을 백퍼센트 신뢰할 수 있는 배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스티븐 스필버그, 마틴 스콜세지, 스파이크 리, 짐 자무쉬, 코헨 브라더스 등이 그와 작업을 함께 했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오랜 동료인 스콧 Z. 번스 (컨테이전, 본 얼티메이텀의 각본가)가 연출을 맡았다. 속도감 있는 전개, 치밀한 대사로 2시간이 그냥 지나간다. 불의에 분노할 줄 하는 시민의식과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하여 벌이는 논쟁이 흥미롭다.

인권 옹호를 표방하는 미국, 특히 인권 존중의 기치를 내걸었던 오바마 정부에게는 치명적인 사건이었지만, 미국은 결국 국민의 알 권리 편에 서서 대니얼 존스의 리포트를 공개하기로 결정한다. 118분, 등급 R.

한줄요약

9.11 이후 CIA가 자행한 고문사건을 다룬 미국 흑역사의 한장. 불의에 분노하는 시민 대니얼 존스(애덤 드라이버)의 끈질긴 추적으로 결국 대중에 폭로되고 만다.


김정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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