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글마당] 빈 화분

너는 늙은 병사처럼

저승 꽃이 핀 얼굴로 서쪽 처마 아래를 지키고 있다



고작해야

김밥 같은 그늘 한 줄 담당이 전부지만

마지막 손님으로 해가 다녀간 뒤

너는 바람소리를 흉내 내며 초조한 육체를 달래고 있다



일평생 품었다 내놓은

베고니아와 체리나무 따위의 이름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일



이것은 택시를 타고 행선지를

말해야 하는 승객보다 훨씬 중요하다

잠자기 전에 올리는

기도보다도 중요해서,



너는 네가 화분임을 증명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골다공증보다

김밥 같은 그늘 한 줄을 걱정해야 하는

너는


한혜영 / 시인·플로리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