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사람들] 가베(GABE) 프로그램 가르치는 한유숙씨
“제 달란트를 나눌 수 있어 기뻐요”
두 아들의 영어교육 차 여동생이 사는 시카고에 들렀던 그는 2008년, 아예 짐을 꾸려 자녀의 조기유학을 감행했다. 2년 정도 아이들에게 영어공부를 시킬 작정으로 왔지만 5년 학생비자가 만료된 후 한국으로 다시 들어간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E-2비자로 학원에 투자했다는 그는 버팔로 그로브서 5년간 ‘Yes Class’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 사이 큰 아들은 대학에 진학했고 막내는 중학생이 됐다. 한 씨는 “이젠 한국으로 다니러 가고는 싶지만 사는 것은 이곳이 좋다”고 말한다. 공부하면서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아들들은 나름 태권도를 즐기고 수영과 바이올린도 켤 줄 알게 됐다고. 기획 사무실을 운영하는 한국의 남편과는 어쩔 수 없이 기러기 부부 생활을 하지만 은퇴 후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노스브룩에 거주하면서 링컨 샤이어 한인 교회에 출석 중이라는 한 씨는 “매 순간 감사하죠.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해요. 저의 달란트를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최근엔 마운트 프로스펙트 학군이 가베 프로그램을 방과 후 수업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쁜 소식도 들었다고.
그는 입체와 평면으로 된 교구들 특히 구, 원기둥, 정육면체를 경험하고 수, 모양, 색깔의 개념을 알게 하는 동시에 자유로운 놀이로 창의성과 집중력을 키워주는 가베 프로그램이 한인사회에 더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림 그리기도 좋아한다는 그는 가베 프로그램 외에 4, 50대를 대상으로 하는 미술, 요리, Beads(구슬) 공방 그리고 재봉(수선) 클래스도 운영한다. 일주일이 금세 지나갈 정도다.
호주를 거쳐 시카고에 먼저 정착했던 여동생 가족은 지금은 애틀란타로 이주했다. 하지만 한 씨는 10년 이상 지낸 시카고가 너무 맘에 든다고.
가정주부로 황금과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한 씨는 자녀들이 잘 커주고 있고 한국에서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편집•디자인을 하느라 바쁜 남편이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시카고에서 모두 모이는 날까지 바쁘지만 희망의 나래를 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James Lee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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