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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세계적 작가의 예술사진 향연

LA한인타운에 있는 '샤토 갤러리' 에서 좋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풍경: 동서양의 만남'이라는 사진작품 전시회로 한국, 러시아, 미국, 스웨덴, 슬로바니아, 일본, 이탈리아, 포르투갈, 대만 9개국 33명의 유명 사진작가들의 개성적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국제적 전시회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3월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사진전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꾸며진 것이라고 하는데, 페사로 사진전은 러시아 비엔날레를 조직했던 안드레이 마티노프 큐레이터와 이탈리아 'BID 아트 스페이스'의 로렌조 우셀리니 관장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풍경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한 국제전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바 있다.

미국 전시의 기획은 정유진 서울예술대학교 교수가 맡았고, 한국 작가로는 이명호, 조인정, 한성필 작가와 미주 한인 작가로 수 박, 수지 차 작가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전시회를 우리 한인타운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갑고 자랑스럽다. 갤러리 관장인 수 박씨 자신이 사진작가이고, 자신의 갤러리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문화전당으로 키우겠다는 의욕과 열정이 이루어낸 쾌거다. 이런 좋은 전시회와 우수한 갤러리는 그 존재 자체로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여준다. 동시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적 높이와 문화적 품격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인구가 많고, 경제력이 막강하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예술사진의 전범(典範)을 보여준다. 작가의 개성이 살아 숨 쉬는 실험적 도전과 함께 고전적 품격을 고스란히 지닌 작품들이다. 전형적 크기의 흑백사진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또한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정화해준다.

전시 전체가 시적이고 아름다운 힘을 발휘하는 것은 작품들이 사진 예술의 본질을 오롯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비평가 롤랑 바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진예술에 필요한 세 가지는 '지각의 혜안'과 '기호의 혜안'과 '이미지의 혜안'이다. 그렇지 않다면 허망하다."

풍경사진이라고 하지만 단순히 경치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마다 개성적인 시각과 독창적 해석을 통해 정신세계와 철학을 이야기한다. 작가들의 깊은 통찰과 탐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내적 풍경이요, 마음 풍경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투자한 열정과 모험 등이 마음을 울리는 감동으로 이어진다. 그저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피땀 어린 노력과 끈질긴 인내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사진들이다. 그런 도전 없이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진작가가 될 수 없다. 물론 이번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들도 그런 과감한 도전과 모험의 산물들이다. 좋은 예술사진은 그저 우연히 운이 좋아서 얻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지금 우리는 성능 좋은 스마트폰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원하는 장면을 찍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럴수록 예술사진의 향기와 가치는 높아진다. 모든 예술과 마찬가지로, 사진은 한 인간의 고유한 시각과 인식의 영혼이 눈-마음-손에 스며들어 대상을 표현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좋으니 전시장을 찾아, 예술사진의 향기에 젖어보기를 권한다. 좋은 사진들과 마주하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전시회는 11월 7일까지 '샤토 갤러리'에서 열린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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