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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심은 데로 거두는 진리

국민학교 4학년 때 일이다. 초겨울 아침, 집 정원에 작은 새 한 마리가 얼어 죽어 있었다. 가여운 생각이 들어 장미나무 밑에 묻어 주었다. 다음 해 가을 어느 날, 그 새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증이 언뜻 났다. 그 새를 묻은 장소를 파보니 새가 없는 것이었다. 필자는 누나가 새를 다른 곳에 옮겨 묻었다고 생각했으나, 누나는 새를 옮긴 적이 없으며, 아마 1년이 지났으므로 새는 이미 땅속에서 썩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를 아무도 건드리지도 않았고 가만히 놔두었는데 새가 자연히 없어졌다는 것이 당시 어린 필자에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크면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항상 변하고 결국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물 뿐만 아니라 나무도 인간도 하늘에 있는 별도 태양도 모두. 모든 것은 태어나고 결국 사라진다는 것. 무상(無常), 모든 것은 변하다는 진리는 참으로 심오한 진리이며 이에 관한 묵상과 깨달음은 우리의 가치관과 인생의 방향에 큰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를 주관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생로병사를 거듭하는 만물 뒤에 숨어 있는 원리를 도교에서는 태극(太極: 음과 양이 돌고 도는 이치를 상징) 또는 도(道), 자연으로 표현했다. 서양 종교에서는 그 변화의 주체를 인격화시켜 이를 하나님이라 한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는 여러 해의 구도 과정 끝에 1916년 대각을 하고 첫 일성으로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 이 가운데 생멸 없는 도(道)와 인과 보응 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기틀을 지었도다."라고 설하였다.

이 세상이 변화하는 이치는 바로 '음양 상승의 원리'에 따른 것이며, 이 음양 상승의 원리를 인간 세계에 적용할 때 이를 흔히 불교에서는 '인과 보응의 원리'라 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천지에 사시 순환하는 이치를 따라 만물에 생.로.병.사의 변화가 있고 우주에 음양 상승(陰陽相勝)하는 도를 따라 인간에 선악 인과의 보응이 있게 되나니, 겨울은 음(陰)이 성할 때이나 음 가운데 양(陽)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양이 차차 힘을 얻어 마침내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며, 여름은 양이 성할 때이나 양 가운데 음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음이 차차 힘을 얻어 마침내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는 것과 같이, 인간의 일도 또한 강과 약이 서로 관계하고 선과 악이 짓는 바에 따라 진급 강급과 상생 상극의 과보가 있게 되나니, 이것이 곧 인과보응의 원리니라."고 정의했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우주의 진리는 원래 생멸이 없이 길이길이 돌고 도는지라, 가는 것이 곧 오는 것이 되고 오는 것이 곧 가는 것이 되며, 주는 사람이 곧 받는 사람이 되고 받는 사람이 곧 주는 사람이 되나니, 이것이 만고에 변함없는 상도(常道)니라. "

대종사는 또 "모든 사람에게 천만 가지 경전을 다 가르쳐 주고 천만 가지 선(善)을 다 장려하는 것이 급한 일이 아니라, 먼저 생멸 없는 진리와 인과 보응의 진리를 믿고 깨닫게 하여 주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니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가끔 세상 사람들이 영생의 진리와 선인선과 악인악과라는 인과의 진리를 믿으면 세상이 얼마나 좋아지고 사람들은 얼마나 정직해지고 너그러워질 것인가 생각해 본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 사람이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곳에서라도 미워하고 욕하지 말라. 천지는 기운이 서로 통하고 있는지라 그 사람 모르게 미워하고 욕 한 번 한 일이라도 기운은 먼저 통하여 상극의 씨가 묻히고, 그 사람 모르게 좋게 여기고 칭찬 한 번 한 일이라도 역시 기운은 먼저 통해 상생의 씨가 묻히었다가 결국 그 연을 만나면 상생의 씨는 좋은 과(果)를 맺고 상극의 씨는 나쁜 과를 맺느니라."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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