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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듣고 한식 먹고…한글은 저절로

한글날 특별기획 <2>진화하는 교습 커리큘럼

고교서 한식 요리경연대회
중학교는 K팝·역사 교육
"문법위주 탈피해 흥미 유도"

북가주 몬트레이에 있는 국방언어대학(DLI) 한국어반 학생들이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다. [DLI 제공]

북가주 몬트레이에 있는 국방언어대학(DLI) 한국어반 학생들이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다. [DLI 제공]

추석이었던 지난달 13일.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리스의 옥스퍼드아카데미 한국어반 학생들이 책상 위에 배추에 고춧가루, 당면과 각종 야채, 김, 시금치 등 각종 한국 음식 재료들을 하나 둘 꺼내놓는다. 이들은 추석을 기념해 진행되는 '한국 요리 경연대회' 참가자들이다. 잡채팀, 김치팀, 비빔밥팀 3개로 나눠 진행된 이날 요리 경연대회의 승자는 김치팀. 인터넷으로 조사해 소금에 절인 배추까지 가져온 학생들의 정성과 요리 과정, 그럴듯한 김치 맛에 심사를 맡았던 교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요리 경연대회가 끝난 후에는 일부 한인 학부모들의 도움으로 마련한 한복을 입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날 대회를 기획하고 진행한 데이비드 김 교사는 "요리 대회를 한다고 하니 아이들이 더 신나게 준비했다. 각자 재료를 나눠서 준비했는데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옥스퍼드아카데미는 최근 연방교육부가 최우수 학교에 수여하는 '블루리본' 학교로 선정된 학교다. 이곳 학생들의 30%는 한국어를 배운다. 한국어반에 등록한 학생은 8개 반에 총 300명이다. 학생수가 많다 보니 한국어 교사도 2명이다. 빠듯한 예산 때문에 외국어 교사 수를 줄이는 공립학교에서는 흔치 않은 현상이다.

김 교사는 "수년 전만 해도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어반에 찾아왔지만 지금은 한식 때문에 오는 학생들이 많다"며 "이들에게 한국어 교육은 새로운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통로"라고 전했다.



김 교사는 이어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삼성이나 LG 등 한국 기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한국어에 관심을 갖고 배우겠다는 의지를 갖게 하기 위해 수업 과정을 재미있게 끌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가능한 다양한 재료와 방법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교사들의 필요성을 채우기 위해 최근 세계한인교육자연합회(IKEN·회장 김성순)는 LA한국교육원(원장 오승걸)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27일 JJ그랜드호텔에서 한국어 교육 교사 및 행정가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LA통합교육구, 애너하임교육구, 글렌데일통합교육구 등 6개 교육구 소속 행정가 및 교장, 교사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문화와 역사, 음식에 대한 수업자료가 담긴 동영상과 발표자료 등을 서로 나누고 토론했다.

통합교육구(LAUSD)에 한국 문화와 역사 등을 소개하는 '한국 문화역사 과목(KECOS)' 개설도 신청한 상태다. LAUSD의 변지애 장학관은 "지난 7월 중학교인 로스앤젤레스아카데미에서 K-팝과 한국 역사를 가르치는 수업을 개설했다"며 "내년 가을까지 버질중학교, 하시엔다교육구의 시다레인중학교 등 다른 학교에서도 관련 과목이 개설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알렸다.

IKEN에서 개설할 한국문화역사 수업과정은 ▶한국이민사, 미국이민자의 꿈, 한국의 경제성장 ▶한국문화, 한인 청소년의 정체성 ▶K-팝, K-뷰티와 패션 ▶K-드라마와 K-푸드 등 4개 유닛으로 나눠 가르치게 된다.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공립학교뿐만 아니다. 북가주 몬트레이에 있는 국방언어대학(DLI)에서도 K-팝과 K-푸드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커리큘럼에서 빠지지 않는다.

한국어를 배우는 병사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 음악을 듣고 한식 레스토랑을 찾아서 먹는다. 이곳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나 경연대회가 있을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건 K-팝을 따라서 추는 춤과 노래다. 또 교사들에게 부채춤, 사물놀이 등 전통 무용을 배워 솜씨를 뽐내기도 한다. DLI에서 주관하는 한국 연수 프로그램의 경쟁이 치열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 연수 프로그램은 최고급 과정을 끝낸 학생들이 5주 동안 한국의 주요 대학에서 진행되는 강의를 듣고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주요 사적지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 예산이 빠듯함에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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