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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가을볕 아래

폭포처럼 쏟아지는 가을볕

이런 날이면

어머니는 꿉꿉해진 이불을 내다 말렸지

쨍한 볕살에 몸을 말리면

우리는 또 다시

훌쩍이는 콧물 서러운 눈물 덜어내며

서로의 발가락을 간지럽혔지

풍선처럼 가벼웠던 그 때의 웃음들



천만 개의 눈빛으로 달려오는 가을볕

길가에 앉아 참선이라도 하고 싶어진다

어두운 속을 뒤집어 볕 한 자락 들이고 싶어진다

닿을 수 없는 깜깜한 그늘

어느새 사라져버린 볕들의 수런거림

켜켜이 쌓여있는 무거운 몸짓

버리지 못하고

마지막 남은 계절 하나

툴툴 털어내 가을볕에 말린다


임혜숙 / 시인·베이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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