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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온라인 응답자 741명의 의미

신문사 디지털부에서 일한다고 하면 웹이나 IT에 꽤 능한 사람으로 '오해' 받는 일이 생긴다. 인터넷이나 웹이나 IT나 심지어 컴퓨터(라는 하드웨어)의 문제점을 막 물어오면 대략,을 넘어 매우 몹시 난감해진다. 인터넷, 웹사이트, 모바일, 디지털 미디어 같은 엄청나게 포괄적인데 지나치게 간략한 단어로 압축 명명되는 이 분야에는 새털처럼 많은 업무가 세분화 돼있고, 다수의 인력이 그 '새털'을 직조하듯 얽혀 처리하는 일에는 사실상 '인문학적'인 부분이 많다.

보이그룹 걸그룹에서 먹방 담당이나 비글미 담당을 내세우듯 나는 이쪽에선 '인문학적 소양'과 '사용자 눈높이' 담당이다. 사용자들의 경험을 딱 반걸음 먼저 체험하고 그 눈높이에 공감하려면 기술적 숙련은 외려 독이 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터억 내걸고 사용자 수준의 웹 상식을 '유지'하는데 힘쓰는 기획자 운영자다.

하고 싶은 말은, 이처럼 웹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한다는 것은 테크놀로지 친화적이면서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최신 첨단 날카로운 이성의 폭발 뭐 그런쪽 보다는 외려 대단히 노동집약적이고 감성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외계어 수준의 프로그래밍 언어가 좌악 깔린 모니터에 손가락 휘날리는 키보드 '마우스질'의 포스 이면에는 화살표 하나 점 하나, 깨알 버튼과 가로 줄 하나에 올인하는 기획자와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와 운영자의 가열찬 감성 노동이 엎드려 있다. 간단한 클릭 하나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화면 한 페이지에 어떤 고독한 코딩의 지난한 인내가 담겼는지는 며느리도 누구도 모른다.

최근 코리아데일리닷컴이 온라인 독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도 이런 이유다. 보이지 않는 독자들의 모니터 속으로 수없이 날린 종이비행기를 잘 받았는지, 어떻게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알고 싶었다. 온라인 설문이니 일일이 찾아가는 대신 '쿨하게' 온라인으로 묻고 온라인으로 답해달라고 했다. 메인홈에 한 줄, 여러분이 누구신지 궁금합니다 알려주세요, 적어 올렸다.

그 한마디를 누르고 들어와 고민하고 답하고, 길고 친절한 마음을 나누고 떠난 741명의 독자가 있다. 코리아데일리닷컴의 주간 방문자수에 대비하면 0.1%에 불과한 숫자다. 하지만 하나의 응답은 백배 천배의 가치와 무게가 있다. 특히 모니터 속 독자와 만나는 '새털' 작업자들에게는 수십만의 가치를 넘는다.

사이트가 깔끔하고 구성이 좋다는 노트에 디자이너의 수개월 노심초사가 물감처럼 풀어졌다. 최신 뉴스 업데이트가 타 사이트보다 빠르다는 반응에 진종일 뉴스를 올리고 내리는 깨알 노동의 소통을 맛본다. 댓글을 달 수 있어 좋다는 인사에 스팸 욕설 댓글로 상처난 가슴이 아물고, 콘텐트가 다양해 타 사이트 비해 유익하다는 평가로 커뮤니티 서비스의 이름없는 '운영자'들은 땀을 식혔다. 로딩이 빠르다는 사용자의 한순간 경험담에 방문자 끊긴 심야를 기다려 홀로 서버를 점검하는 프로그래머의 고단이 잠을 이룬다.

더하여, 이런 설문조사를 통해 독자에게 초점을 맞추려는 노력이 코리아데일리닷컴의 장점이라는 너그러운 한마디가 사무치게 감사하다. 칭찬에 기분 좋다는 말이 아니다. 알아채기 힘든, 안보이는 시간의 노력이 독자에게 전달된다는 믿음이 있고 결국 알아보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이, 독자와 그렇게 소통이 이뤄진다는 기쁨이 감사하다는 그런, 말이다.


최주미 디지털부 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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