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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인연의 물길

파도의 노예로

죽어가고 잡혀가고 먹혀가는 신음

그물에 걸치고

물살과 비늘이 스치며 지나간



다사로운 입김은 어디에도 없지만

대서양과 태평양이 만나는 물길은 있다



어둠 속 잠 못 이룬 별들이 만나

돌연히 불 화살로 타 버리는 밤 하늘의

인연은 흔적이 없고



꽃가루 비벼지며

바람의 객손이 쓰다듬고 가는 열매는

아름다운 맺음으로 남는다



옷깃만 스쳐도

우리는 여기에 있지만

언젠가는 떠도는 어느 행성의 궤도에 있을

풀어 지지 않는 물길에 남겠지


오광운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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