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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커뮤니티 힘…한인 권익에 역점둘 터"

중앙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7> 이종호 편집국장
신문은 이제 리더들이 찾는 고급 상품
이민사회 한국어 신문 역할 더 커질 것

강세돈 기자(경제부)가 미주중앙일보 최고참 기자인 이종호 편집국장(왼쪽)을 인터뷰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강세돈 기자(경제부)가 미주중앙일보 최고참 기자인 이종호 편집국장(왼쪽)을 인터뷰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나는 LA중앙일보 막내 기자다. 올해 갓 대학(UCLA)을 졸업하고 '기자'로 첫걸음을 내디디긴 했지만 아직 입사 두 달이 채 못 됐으니 기자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그럼에도 편집국장 인터뷰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걷지도 못하는데 날아 보라니. 그래도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았다. 가장 막내와 최고참 기자의 대화라니, 얼마나 멋진가. 나 스스로도 궁금한 것이 많았다. 그렇지만 독자의 입장이 되어 미주신문의 역할과 중앙일보의 제작 방향 등을 물었다. 하나를 물으면 열을 대답해 해 준 이종호 편집국장. 그 중에 고르고 가려 일부를 지면에 옮겨 놓는다. (정리=강세돈 기자)

-편집국장은 무슨 일을 하나?

여러 신문사 일 중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지면을 채우고 꾸미는 일을 하는 곳이 편집국이다. 하지만 기사를 쓴다고 모두 신문에 실리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선택 과정을 거친다. 편집국장은 매일 아침 그리고 오후 2차례 각 부서 데스크들이 참석하는 편집회의를 주재하면서 1면 톱기사를 비롯해 다음날 신문에 실릴 주요 기사들을 결정한다. 이후 지면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기사 내용에 맞게 제목은 제대로 달렸는지, 사진은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는지까지 살핀다. 신문의 색깔과 방향, 특징은 그렇게 결정이 된다. 한마디로 편집국장은 신문 제작을 총괄하는 야전 사령관이라고 보면 된다.

- 취임 두 달이 채 못 됐다.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가.



기사가 되려면 무엇인가 특별한 게 있어야 하고, 지금 우리 생활과 관련이 있어야 하며, 최대한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저널리즘 교과서 맨 앞에 나오는 것이다. 가능한 한 이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 또 우리 독자들이 이민자라는 것도 잊지 않고 다양한 미국 생활 정보 전달과 커뮤니티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챙기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 미국에서 한글 신문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미국은 수많은 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지만 모국어로 된 신문을 가진 민족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한글 신문을 몇 개나 가지고 있는 한인사회는 실로 대단하다. 한국어 신문은 한인들의 공통 관심사를 나누고, 이민 생활 정보도 나누고, 떠나온 고국 소식도 나누고, 나아가 한국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고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전달자 역할까지 한다. 중앙일보의 존재 이유 또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신문 보는 사람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데.

안타깝지만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종이신문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추세라면 미주에서도 머지 않아 한국어 신문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다. 하지만 종이신문의 독자 변화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과거엔 신문이 대중 상품이었지만 이제 신문은 각 분야 전문인이나 지식인, 오피니언 리더 중심으로 소비되는 고급 상품으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신문의 미래가 어둡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신문 읽기를 유독 강조한다고 들었다. 이유가 있는가.

이민자로서 한인 사회는 여러 가지 숙제가 있다. 주류 사회를 향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우리의 존재감을 키우고, 한인 정치인들을 더 많이 키워내 정치력도 신장시키고, 모국 대한민국을 향해 해외동포로서 우리의 권익과 자존감을 지켜나가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려면 구심점이 있어야 하는데 이민사회에선 신문이 그 구심점이다. 한인사회가 끝까지 한국어 신문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우리 한인들, 커뮤니티에 도움되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선다. 봉사도 하고 기부도 하고 좋은 일 하는 단체에 가입해 직접 뛰기도 한다. 이제는 신문 구독도 그런 차원에서 생각할 때가 됐다고 본다. 작년 노숙자 셸터 문제가 터졌을 때나 또 이번에 존 이 LA시의원 당선 때도 보았듯이 신문의 힘이 곧 커뮤니티 힘이다.

-요즘 한국 언론을 보면 이념적 색깔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한다. 미주중앙일보는 어떤가?

어려운 질문이다. 미주 한인들은 미국과 한국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양다리'를 걸칠 수밖에 없다. 태어나고 자란 한국도 조국이지만 영주권 받고 시민권 받아 살고 있는 이곳 미국도 똑같이 '우리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정치나, 남북문제, 한일관계 등 예민한 이슈에 대해서는 한국 국내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복수국적 문제, 재외동포 비자 문제 등에서도 보셨듯이 미주 한인들의 이익과 권익이 미주중앙일보의 최우선 관심 사항이라는 것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일류 신문이 인터넷이나 시중에 떠도는 '카더라 통신'과 구분되는 점이 있다면 기사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또 범람하는 뉴스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택과 집중, 분류와 정리를 잘 한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도 미주 최고 신문으로서 그런 점에 더욱 충실하고자 한다. 신문을 만드는 것은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동원해 매일 밥상을 차리는 것과 같다. 때론 식탁에 오른 메뉴가 마음에 안 들고 내 입맛에 맞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대한 입에 맞고, 몸에 좋은 것들로 가족의 밥상을 차리겠다는 어머니의 마음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중앙일보 역시 그런 자세로 날마다 신문이라는 밥상을 차려내고 있다. 지켜봐 주시고 성원과 격려 부탁드린다.

이종호 편집국장은
미국 생활 19년째
역사 문제 관심 많아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브니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역사를,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중앙일보 서울 본사에서 편집기자로 일하다 2001년 도미, 뉴욕을 거쳐 2006년 이후 LA에 정착했다. 뉴욕중앙일보 편집부장, LA중앙일보 편집부장, 출판본부장, 오렌지카운티 본부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하며 기명 칼럼 '풍향계'와 '역사의 창' '뉴스라운지' 등을 꾸준히 써 오고 있다.

시사 에세이집 '그래도 한국이 좋아'(2012), 명언 해설집 '나를 일으켜 세운 한마디'(2013), 역사교양서 '세계인이 놀라는 한국사 7장면'(2015)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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