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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꿈꾸는 중

목이 메말라 올 때

햇빛이 양떼 같은 구름을 몰고 갈 때

대낮 물 논에 벼 포기 불어나는 논둑 길을

걸어 바닷가로 향합니다

나는 꿈꾸는 중

바위가 짠물에 몸을 식히는 곳

윤기 흐르는 갯벌 위 작은 구멍을 들락거리는 수 많은

작은 게들 조개비들이 내는 길을 따라 걷다

발 뒤꿈치에 큰 상처를 입었던 그곳 조각난 바다

그곳엔 지금

벼들이 제 몸의 향기에 취해 포기를 키우고 있을 겁니다

달리는 기차가 희망을 가로채 가도

모두들 두고 온 갯벌이 그리울 겁니다

무엇인가 터뜨릴 울분이 있는 듯

허공을 날뛰던 짱뚱이들도 태양을 향해 검은 옷을 갈아 입었을 겁니다



우리 다시 만나지 못할 거지요

까맣게 오래된 일

안부조차도 넣어주지 않는 제방 뚝의 침묵

싹뚝 잘린 벼의 밑둥 만을 헤이는 겨울에는

나는 하얀 이불이 되어 보렵니다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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