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암각화…선사시대 숨결 생생

수천년 이은 역사를 바위에
신문처럼 당대의 기록 새겨

수천년의 역사를 한면의 바위에 아로새겨져 있다. 후대의 누군가에게 전해질 그들만의 기록이다. 다음 세대의 '작가'가 추가를 거듭해서 한 페이지의 신문처럼 다양한 소식들이 담겼다. 목화석 국립공원의 '뉴스페이퍼 록'의 모습이다. 사진=백종춘 객원기자

수천년의 역사를 한면의 바위에 아로새겨져 있다. 후대의 누군가에게 전해질 그들만의 기록이다. 다음 세대의 '작가'가 추가를 거듭해서 한 페이지의 신문처럼 다양한 소식들이 담겼다. 목화석 국립공원의 '뉴스페이퍼 록'의 모습이다. 사진=백종춘 객원기자

허리가 구부정한 남자가 한 손은 지팡이를 짚고, 남은 손은 뒷짐을 졌는데, 수염이 길렀으니 노인으로 추정된다. 그의 앞에는 도마뱀인 듯한 동물이 기어간다. 하늘엔 무한 동그라미를 가진 해가 떠 있다.

여자인듯한 사람이 한손을 하늘로 한 채 서 있고, 그의 옆 남자는 두팔을 내라고 서 있다. 그들 옆으론 사냥감을 뜻하는 사슴인지, 기르는 개인지 모를 동물이 서 있다.

이곳 역시 다섯 개의 점이 모인 천체를 비롯해서 태양과 달이 그려져 있다. 표면이 불에 그을린 듯한 사암에 그렸으니 황토색의 선들이 선명하다. 넓은 바위 표면이 수많은 그림들로 채워져 있으니,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이 될듯 말듯 요령부득이다.

애리조나의 황량한 들판에 자리한 목화석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에서 만난 '뉴스페이퍼 록'(Newspaper Rock)에 그려진 그림이다. 이 일대의 바위들에 그려진 650여 개의 암각화를 일컬어 이렇게 부른다.

650~2000년 전 이곳의 푸에르코강을 따라 살았던 원주민 푸에블로족의 선조들이 그린 것으로 바위 한면에 그려진 그림이라 할지라도 제각각 그려진 시기는 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이는 그들의 생활상을, 어떤 이는 농사ㆍ사냥 등의 그림을 그렸다. 또 후세의 어떤 이는 이곳에다 가족이나 부족의 상징을 비롯해서 영적의 의미, 행사 등을 그렸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 그림들은 서로 관련성이나 연속성이 없다. 대대로 당대의 '작가'가 그들의 기록을 추가했대서 '신문 바위'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니 어느 하나라도 예사로운 기록일 수 없다.

암각화(Petroglype)로 불리는 이 선사시대의 기록들은 인류가 존재했던 흔적이다. 한국 울주 반구대 암각화를 비롯해서 프랑스 라스코 등은 제각기 국보나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미국 전역에는 콜럼버스 도착 당시 565개 부족이 고유한 그들만의 언어와 문화를 지니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들 선조들의 기록들은 바위에 남겨져 있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암각화의 현장으로 가본다.

캐년랜즈 국립공원

유타 주의 동쪽 끝에 자리한 이곳은 붉은 바위와 더불어 자연이 빚어낸 섬세한 아치와 시원스레 흐르는 콜로라도 강이 어우러져 천혜의 절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특히, 거대한 아치 아래 수많은 절벽 기둥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을 이루는 메사 아치(Mesa Arch)는 사진작가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이곳 호스슈 캐년에 다른 것과는 차별되는 암각화가 그려져 있다. '대전시장'(The Great Gallery)으로 불리는 이곳의 암각화는 실제 사람 크기로 독특하게 그려져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이 잦다. 기원전 2000년부터 기원후 500년 사이에 그려졌을 이 암각화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높이의 절벽에 그려져 있어 보존 상태도 좋다.

사진=nps.org

암각화 국립기념물

뉴 멕시코주의 앨버커키의 서쪽 웨스트 메사 지역에 17마일 길이에 무려 2만 4000여 개의 암각화가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1990년 이곳을 보호하기 위해 국립기념물로 지정됐다. 공원의 관리는 연방정부와 앨버커키시 공원국이 공동으로 하는데, 이들 암각화는 고대 푸에블로 원주민들과 초기 스페인 정착자들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암각화는 동물과 사람 외에도 추상적인 도형, 그리고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이곳은 네 개의 지역으로 구분되는데, 암각화가 많이 몰려 있는 곳은 보카네카 캐년으로 연간 방문객 수가 10만 명에 달한다.

사진=위키피디아

올림픽 국립공원

워싱턴주 북동쪽 올림픽 반도에 자리한 이 국립공원은 서부 최대의 야생 지대 중 하나로 수십 종의 포유류와 해양 생물의 서식지이다. 빙하로 덮인 산 정상에서 시작한 강줄기는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을 관통해 바다로 흐른다. 1976년 유네스코에 의해 국제 생태 보존지역으로, 1981년에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곳의 북서쪽 가장자리 태평양 연안을 따라서 암각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인기있는 하이킹 트레일인 오제트 루프 트레일 선상의 '결혼바위'(Wedding Rocks)에서 만날 수 있는 이 암각화는 범고래를 비롯해서 각종 해양 생물과 사람 등 40여 개의 그림이 해변 바위에 새겨져 있다. 이 그림들은 마카 부족이 오래 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위키피디아

엘모로 국립기념물

뉴멕시코주 서쪽에 자리한 이곳은 모로(Morro)란 말 그대로 지평선에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 있어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메사(Mesa, 탁자)형 바위의 절벽에 선사시대의 암각화가 방문객을 기다린다. 0.5마일의 인스크립션 록 트레일 루프를 따라서 이곳에 살았던 원주민들의 것에서부터 미국과 멕시코 전쟁 당시 이곳을 지나던 군인들의 글씨 등 시대를 관통하는 다양한 암각화가 새 겨져 있다. 공원 관계자는 200점이나 된다고 한다.

사진=플리커


백종춘 객원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