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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마켓서 처방전 없이 보청기 구입"

고가의 가격 부담에
안들려도 그대로 견뎌

삶의 질 높이기 위해
싼 것이라도 살 수 있게

너무 크게 들리는 건
청각신경 헤칠 수 있어

제임스 신 청각의학 전문가가 학생의 청각검사를 하는 모습. 볼륨이 큰 음악을 이어폰으로 오래 들으면 청각신경이 쉽게 상한다.

제임스 신 청각의학 전문가가 학생의 청각검사를 하는 모습. 볼륨이 큰 음악을 이어폰으로 오래 들으면 청각신경이 쉽게 상한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청각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자연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나이들어 찾아오는 노안은 돋보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마켓 등에서 처방없이 자신에게 맞는 것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보청기는 65세 이상이 받을 수 있는 메디케어 커버가 되지 않음은 물론 가격대가 수천 달러여서 안들리는 그대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인타운에서 20년째 환자를 보고 있는 제임스 신 청각의학 전문가(clinical audiologist, 신보청기)와 보청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내년 8월부터 일반 마켓에서 보청기를 살 수 있게 된다는 얘기는 무엇인가.

"보청기(hearing aid)는 65세 이상된 시니어들에게 혜택을 주는 메디케어로 커버되지 않는다(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칼은 커버가 되지만 아주 기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청기에 제한된다). 통계를 보면 지금 60세 이상 중에서 거의 66%(2/3)는 청각상실(hearing loss)을 갖고 있는데 이중에 20% 정도만이 실제로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 나머지 80% 되는 사람들은 왜 안 들리는 상태로 지내고 있을까? 첫째 원인이 보청기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가격대가 1000~6000달러이다. 1000여 달러 보청기는 가장 기본적 기능만 있고 가장 업데이트 된 보청기는 6000달러가 넘는다. 이 중에서 평균적으로 도움될만한 보청기의 가격대는 4000~5000달러이다. 그래서 보청기를 하러 왔다가 가격이 부담되어 그대로 돌아서는 분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017년에 FDA(연방식품의약국)에서 통과시킨 것이 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일반 마켓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처방없이 개인이 구입할 수 있는 OTC(over the counter) 보청기 판매이다. 돋보기를 마켓에서 고르듯이 조절강도가 몇 가지로 나와 있는 보청기를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다."

- 가격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100달러에서 500달러 선으로 예상하고 있다(물론 양쪽 귀). 가격부담으로 그대로 지내고 있는 80%의 청각상실된 사람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주자는 것이 취지라 하겠다."

- 부작용은 없을까.

"우리와 같은 청각의학 전문가들이 염려하고 있는 것이 가격은 구입이 가능하게 됐지만 자칫 자신에게 지나치게 높은 보청기를 골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청각신경이 더 상해서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니어들이 무조건 크게 들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청각신경이 감당할 수 없는 큰 소리를 들으면 오히려 신경에 부담을 줘서 손상을 입힌다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문제가 될 확률이 높다."

- 청각 상실도 노화의 하나인데 보청기가 왜 메디케어가 안되나.

"메디케어 커버는 응급상황이 기준이 된다. 다시 말해 생명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되는 질병이 아닐 때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소리가 안들린다는 것은 불편은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지도 더군다나 통증이 심해서 생활할 수 없지도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메디케어 혜택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메디케어 이면서 메디칼을 둘 다 가진 분들은 보험혜택을 받는다)."

- 가격은 또 왜 고가인가.

"TV나 컴퓨터, 셀폰처럼 소비가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조비용이 내려갈 수 없다. 연구개발비용도 다른 분야에 비해서 높다. 또 환자에게 보청기를 일단 만들어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볼륨을 비롯해 서서히 적응시켜 주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보청기는 워런티가 3년 정도 된다. 이기간에 환자를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에 그 비용도 보청기 가격에 포함된다."

- FDA에서 보청기 일반 판매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현대의 건강은 '삶의 질'에 초점을 둔다. 잘 들리지 않으면 자연히 사람과의 교제를 피한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혼자있으면 우리의 뇌 활동은 그만큼 줄어든다. 지금 계속 대학병원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는 보고가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사용하는 사람보다 알츠하이머가 더 빨리 찾아온다는 내용이다. 이런 조치를 내리게 된 주요한 배경의 하나라 하겠다."

- 청각의학 전문가들은 청각상실의 진단을 어떻게 하나.

"잘 안들리는 것은 청각신경과 고막에 문제가 생겼을 때이다. 청각신경에서 하는 일은 소리를 클리어(정확하게)하게 해주는 것이고 고막은 소리를 크게 해준다. 청각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이 두 가지를 검사해서 정확한 원인을 알아낸다. 사람에 따라서 고음이 안들릴 수 있고 혹은 저음이 안들릴 수 있다. 또 볼륨에 따라서 듣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검사를 통해 정상보다 떨어진 부분을 보강시켜 주는 것이 보청기이고 우리와 같은 청각의학 전문가들의 일이다. 개인에 따라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하에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안 들리는데도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나.

"청각신경은 한번 죽으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보청기는 어느 정도 신경이 살아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의 청각신경은 계속 소멸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보청기로 청각신경의 악화진행을 지연시켜주지 않으면 점점 신경이 죽어서 아주 못듣게 된다.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는 이유이다."

- 현재 가장 업데이트된 보청기의 기능은 어떤 것이 있나.

"먼저 언급해야 할 것이 옛날과 달리 요즘 대부분 보청기는 귀안에 넣으면 95% 정도는 안보일 정도로 작게 나와 있다. 기능으로 보면 주변 잡음 등이 저절로 소멸되면서 듣고자 하는 소리를 정확히 잡을 수 있다. 또 스마트폰에 웹사이트를 다운 받아서 자신이 그 때마다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작동시킬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에 따라 우리가 넣어준다. 예로 세미나에 참석해야 할 경우 스피커 울림을 없애고 말소리를 잘 들리게 하고 싶으면 본인이 직접 그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면 된다. 일일이 우리에게 올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전화가 왔을 때에도, 자동차 안에서 블루투스로 통화하는 것처럼 보청기로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이같은 옵션 제품은 가장 고가로 양쪽 귀에 6000달러 정도 된다."

- 청각상실도 유전성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후천적으로는 학생과 같은 경우는 어려서 귀에 염증을 심하게 앓은 후 잘 들리지 않게 된다. 특정 약물은 청각신경에 손상을 가져오기도 한다. 노화의 경우는 보통 60세 이상부터 증세가 나타나는데 하루 아침에 갑자기 안들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10년 이상 진행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양쪽 귀에서 동시에 나타난다. 만일 갑자기 한쪽 귀가 안들린다면 그것은 이비인후과 쪽으로 문제가 생긴 경우이다. 그 때에는 우리가 그쪽으로 리퍼를 한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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