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하며 맘 편히 살아요" 송주석 부부농장
27년전 필랜 들어온 올드타이머
농사 지식없어 그동안 고생 많아
뽕나무·자두 키우며 '전원 생활'
시골 생활이 뱃속은 편하지만 농사로 돈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 돈이 좀 있어야 한다고 부부농장의 송주석(83)씨는 강조했다.
그는 LA 폭동 후 비즈니스를 정리하고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서 필랜으로 들어왔다. 폭동이 92년에 일어났으니, 들어온지 27년이 지났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는 이 지역의 산역사다.
한인으로는 일곱 번째 들어와서 필랜로드의 5에이커 부지에 그린하우스 4동을 세우고 거기서 20년을 버텼다. 버텼다고 말하는 것은 농사지어서 돈을 만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농사에 대한 지식없이 상추, 고추, 배추 등 야채로부터 사과, 대추에 이어 수박, 참외까지 여러 품목을 거쳤다.
"새와 다람쥐 피해가 가장 심각했어요. 다람쥐가 작물에 피해를 줄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계란까지 훔쳐가요. 거기에 삭히지 않은 닭똥을 거름으로 잘못써서 한 해 농사를 망치기도 했어요. 고추방아를 시작했었는데 거기서도 재미를 못봤어요."
아내인 송영분씨도 "농사는 고생"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농사가 조금 된다 싶으면 판로가 막혔다. 당시에는 마켓 횡포도 심했다.
부부는 몇 년전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주하며 3에이커 부지에 뽕나무 100주, 자두 40주를 가꾸고 있다. 그린하우스 2동에서는 풋고추, 열무, 도라지 등을 키운다. 물값 빼고 용돈벌이 정도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었지만 정작 본인은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이제는 더 보태기 보다는 뺄셈 계산으로 살 계획이다.
지난 4월 수술을 하고나서부터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다.
"시골생활이 자급자족이 가능해 생활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어요. 돈은 못벌었지만 그동안 마음 편하게 살았죠."
잘 영근 홍자두가 맛이 아주 좋다. 봄에는 오디가 많이 나온다. 그는 내년 봄에 오디 따러 오라고 권했다.
연락: (213)369-5242
이재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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