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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새벽 애인

너는 아무것도 아니고 전부인데

이 만남이 있기에

너는 전부일 수도

아무것도 아닐 수도



아니

모두 다 라고

속삭이는 음성

새벽 애인



새벽이면 만나는 사람이 있다



새벽에 내가 순해지는 것은

벗었기 때문이다

새벽에 내가 울컥해지는 것은

놓았기 때문이다

새벽에 내가 말갛게 보이는 것은

비로소 나였기 때문이다



나르키소스

대면

만나는 일은

버거운 일



송장 같은 나를

들여다 보다

내장을 훑어모아

보자기에 싸들고

뼈의 심지로

다시 일어선다



새벽이오면 만나는

정수리 가운데

세례 물을 부어주는



서늘한 사람


곽애리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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