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데일 소녀상 얼굴에 개 배설물
주변 화분도 모두 깨져
민감한 시기 의혹 더해
한미포럼 등 한인단체들
"역사 바로 알리기로 대응"
본지 확인 결과 사실이었다. 배설물이 특정 부분에만 묻어있는 건 다분히 의도적 행위로 의심된다. 뿐만 아니라 소녀상 주변 화분도 대부분 깨져 있거나 어지럽혀져 있었다.
소식을 들은 가주한미포럼(KAFC) 김현정 대표는 “지난주 목요일(18일)에 직접 가서 소녀상을 닦고 주변을 모두 청소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일 없었다”며 “지금까지 이런 사건이 한번도 없었는데 소녀상을 관리하는 글렌데일 시정부에 즉시 문의해 필요하다면 조사도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다소 민감한 시기에 발생했다. 특히 최근 격화되는 한일 갈등과 맞물려 글렌데일 소녀상 건립 6주년, 위안부 결의안 통과 12주년인 ‘7월30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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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시민 단체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에 ‘역사 바로 알리기’로 맞서기로 했다.
가주한미포럼(KAFC), 위안부정의연대(CWJC) 등은 지난해 12월 공동 제작한 일본군 성노예 역사 교육 교재를 전방위적으로 배포하기로 했다. 총 40페이지로 제작된 이 교재는 공립학교는 물론 대학교용으로도 쓰일 수 있게 제작됐다.
KAFC는 오는 11월 텍사스주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교육자 콘퍼런스인 NAMEC에 참석, 교재 300권을 배부할 계획이다.
이미 KAFC는 UCLA를 비롯한 UC어바인, UC데이비스, USC, 퀸스 칼리지, 캘리포니아사회과학콘퍼런스협회 등 대학, 교육 기관 등에 600권의 교재를 배포한 상태다.
글렌데일통합교육구의 경우 일부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역사 수업에 해당 교재를 사용하고 있고, 현재 LA통합교육구는 위안부 교육 교재 배부 승인을 검토중에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글렌데일에 소녀상이 세워진 후 일본내 언론에서는 미국에서의 역사 알리기 활동을 두고 ‘역사 전쟁’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며 “이후 일본 주미 대사를 비롯한 미국내 일본계의 로비 활동과 역사 왜곡 행보가 상당히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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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 황근 이사는 “역사 왜곡을 바로 잡으려면 ‘교육’이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했다”며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들이 바르게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 교재를 제작했는데 올해 말까지 1300권 이상을 배포할 계획이며 학부모들도 자녀 교육을 위해 웹사이트(www.comfortwomeneducation.org)를 통해 교육 자료를 모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오는 27일 가든스위트호텔에서는 가주한미포럼 연례 행사가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마이클 혼다 전 의원이 나서 연설을 한다. 또, 지난 5월 한인 2세들을 대상으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실시했던 영상 공모전 수상작도 발표될 예정이다.
UCLA 유헌성 연구원(사회학)은 “요즘 미주 한인 사회에서도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못지 않게 중요한 건 미국 내 일본 커뮤니티의 역사 왜곡 행태에 관심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라며 “이는 미주 한인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이며 자녀 세대에 대한 역사 교육도 현재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주한미포럼은 미국 내 활동 반경을 더 넓히기 위해 올해부터 단체 명칭을 ‘CARE(Comfort Women Action for Redress&Education·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로 변경한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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