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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감] 실용주의와 기독교 신앙

올 여름 가족 휴가는 런던으로 다녀왔다.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도시 중 하나임에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라서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다.

더욱이 런던의 골목골목을 다니며 예술은 먹고 사는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나 즐길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오히려 예술적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어야 먹고 사는 걱정을 덜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대영박물관과 미술관에 가득 채운 예술품들은 차치하더라도, '해리포터'라는 장편소설 하나로 영화와 연극도 만들고, 영화 스튜디오를 개방해서 관광지를 만들었다. 심지어 런던 전체를 기념품점으로 만들었다고 할 만큼 가는 곳마다 해리포터로 가득 차 있었다.

공학을 전공한 나와 같은 사람의 눈에는 개연성도 떨어져 보이고 논리적 오류들도 보였다. 그러나 동화에 가까운 소설 하나가 창출해낸 부가가치는 정말 대단했다.

돌아보면, 나는 참 실용적인 삶을 살아왔다. 시험에 나올만한 것만 공부했고, 실용적인 학문을 전공했으며, 의식주에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한 것에 돈을 포함한 나의 에너지를 쓰는 일에 매우 인색했다. 전시회나 공연은커녕 극장을 처음 간 것도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니 말이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며 먹고 사는 문제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많은 사람의 이야기일 것이다. 주체적 가치를 생산해내는 자유로운 삶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기 위한 치열한 경쟁의 삶을 살고있는 우리가 실용적인 것을 선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그런데 우리의 이런 태도가 신앙 생활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든다. "예수를 믿었더니 모든 일이 잘 됐다"는 우스꽝스런 번영 신앙적인 간증에서부터 "교만했던 나를 이렇게 겸손하게 만드셨다"라는 문제될 것 없을 법한 고백에 이르기까지, 결국 우리의 모든 관심은 구원을 베푸신 하나님이 아니라 구원을 받은 나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구원이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는 것은 잊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실질적 변화를 주었는지에만 집중한다면, 그 실용주의 기독교 안에서 우리는 과연 언제쯤이나 구원의 풍성함을 충분히 즐거워할 수 있을까.

www.fb.com/theegital


김사무엘 박사 / 데이터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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