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강진… 남가주 '흔들'
LA 북동쪽 150마일 지역, 규모 6.4
규모 4 등 여진 73회…'빅원' 공포
4일 캘텍(Caltech) 소재 지질조사국(USGS)은 오전 10시33분쯤 규모 6.4의 강진이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Ridgecrest)시 북동쪽 인근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LA에서 북동쪽 150마일 떨어진 셸즈밸리(Searles Valley) 인근이다. 진원은 지표면에서 약 5마일 깊이로 강한 흔들림이 LA 등 남가주 전역에 영향을 미쳤다.
진앙은 LA에서 데스 밸리로 향할 때 지나는 트로나(Trona) 지역으로, 리지크레스트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12마일 떨어진 곳이다.
USGS에 따르면 리지크레스트 시민 2만8000명과 셸즈밸리 주민 2000명은 지진 진동 수치 1~10 중 '7, 매우 강함(very strong)'을 느꼈다. LA 지역 흔들림 수치는 4(light)로 나타났다. <지도 참조>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진앙이 인구가 적은 데스 밸리와 모하비 사막 지역이라 LA 대도심은 대규모 피해를 면했다.
하지만 지진 발생 직후 2시간 동안 리지크레스트 인근 지역은 규모 4 등 73회가 넘는 여진이 발생했다. 리지크레스트시는 재난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가 발령됐다.
지진 흔들림이 강했던 리지크레스트시는 주택 화재, 상수도 파열, 개스공급 중단, 도로 파손 피해가 발생했다.
컨카운티 소방국은 의료·화재 신고 24건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소방국은 불이 난 주택 화재를 진압하고 개스관 일제점검에 나섰다. 이날 오후 2시쯤 리지크레스트 병원은 안전을 우려해 환자를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소방국은 건물과 도로 파손 신고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USGS는 지진 발생 직후 규모 6.6이라고 발표했다가 6.4로 수정했다. 이번 지진은 가주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샌안드레아스 단층에서 떨어진 지역이다.
캘텍에서 기자회견을 연 USGS 로버트 그레이브 지질학자는 "이번 지진은 서로 다른 단층이 좌우로 뒤틀린 '주향이동단층'으로 흔들림이 위아래가 아닌 수평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존스 박사는 "이번 지진은 가주에서 일어난 지진 중 20년 만에 가장 강력한 것"이라며 "강진이 있기 1시간 30분쯤 전에 규모 4.3의 지진이 있었다"고 말했다. 존스 박사는 이어 "가주 단층은 지표면에서 5~10마일 깊이에 있다. 여진 등 빅원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LA 등 남가주 주민도 5초 이상 지진 흔들림을 겪었다. LA다운타운 빌딩과 주택이 좌우로 흔들려 일부 주민은 두려움에 떨었다.
LA한인타운 올림픽가 아만딘 카페 직원은 "상가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카페 천장 전구장식이 떨어질 듯 해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어바인 스톤게이트 주택단지에 머물던 박우미씨는 "침대에서 쉬고 있는데 집이 흔들렸다. 이렇게 큰 지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LA경찰국은 "4일 정오 기준 지진 관련 인명 또는 물적 피해 신고는 없다"라며 "LA소방국과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가주 연안과 내륙에서는 규모 4.0 전후 크고 작은 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5일 새벽 OC 남부 샌클레멘티 해안에서 9마일 떨어진 곳에서 규모 4.3 지진이 발생했다. 같은달 4일 팜스프링스 카바존에서 규모 3.3 지진이 기록됐다.
USGS는 남가주에서 규모 7.0 이상의 '빅원'이 발생할 시기가 됐다며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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