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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평화가 너희와 함께!

예수님이 주는 평화와 세상이 주는 평화는 어떻게 다를까?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첫 번째 건넨 인사말도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 요한 20,19)였다. 어느 교우는 이 장면을 두고 "예수님이 참 생뚱맞다"고 했다. 두려워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갑자기 나타나서 "까꿍, 놀랐지?"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면, 그렇게 생뚱맞게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인들은 '평화'라는 단어를 '전쟁이나 다툼, 고통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말로 사용하지만 예수님은 '고통 가운데서도 누리는 기쁨이나 자유로움'을 지칭할 때 사용하시는 듯하다. 그런데 과연 고통 가운데서도 평화를 누릴 수 있을까? 물론이다. 어머니께서 자녀를 위해 빨래하고 밥할 때 힘들지만 흐뭇해 하지 않은가. 아버지께서 가정을 위해 야근할 때 힘들어 하지만 가족의 행복을 생각하며 뿌듯해 하지 않은가. 사랑은 때때로 고통을 동반하지만, 기쁨을 선사한다. 순교자들의 증언을 생각해 봐도 고통 중에서도 평화로울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고통을 초월하는 방법이 아닌, 고통 가운데서도 누릴 수 있는 '평화의 길'이 있음을 가르쳐주셨다.

일반인들은 어떤 일을 성취했을 때 평화를 누린다. 시험을 잘 쳤다거나, 사업에 성공했다거나, 다른 사람보다 앞서나갈 때 크게 기뻐한다. 물론, 이런 기쁨과 평화는 그리스도인들도 똑같이 느끼지만 다른 점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그림자와 화해하고 나서 무척 평온해 한다. 다른 사람들을 앞서 나가지 않아도, 때때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기뻐할 줄 안다. 그것은 자신의 결점과 화해했기 때문인데, 이런 화해는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확신할 때 이룰 수 있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자비로우신 하느님에 대해 알려주셔서 우리가 비록 결함이 많지만 그 자체로 사랑받고 있음을 깨우쳐주셨다.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는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마냥 기뻐 뛰놀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마태 28,10)고 말씀하셨다.

끝으로,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했을 때 주어지는 평화다. 비록 산이 가로막고 있고 강이 펼쳐져 있어 제 갈 길을 못 간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지고야 만다'는 믿음에서 파생된 당당함! 이런 당당함과 평화가 있기에 예수님은 공생활 시초부터 부활하고 나서도 한결같이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인사하셨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

park.pio@gmail.com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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