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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생활지침서

바람에 일어서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하는 골목

내비게이션이 지시하는 방향은 마지막 미래다

좁은 갈래 길들이 환하게 꽃 피는 봄날

힘차게 페달을 밟다 올려다 본 하늘

잔뜩 비를 머금고 있다



한 때

말들을 거느리며 느낌표를 찍기도 하고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만

문자로 제압하려던 세상, 온순하지는 않았다

삶의 근육이 줄어들어 팔굽혀펴기를 시작할 때도

초원의 후예가 사막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문자를 버리고 그가 택한 건 생활지침서

하루 수십 마일을 달리며 실어 나르는 물건들에게

저당 잡힌 새벽 5시 기상은 아직 전천후

우는 법이나 웃는 법이나 똑같은 쌍봉낙타처럼

멸종위기에 놓이고도 가장의 임무를 다하겠다고

메마른 골목을 누비고 있다

휘파람도 없이, 콧노래도 없이


조성자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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