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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생각은 때에 따라

가을 밤의 연인은 무섭도록 큰 달이었네

무참이 가버린 여름 위에 익어가는 초가을 저녁

달밤의 아버지는 아직 젊었었네

올벼심미로 초대받은 친척집에 다녀가는 길

중천의 달이 섬섬옥수로 수놓은 황금들판의 고요함과 거룩함

막 시작되는 초가을의 영혼 속 이였네



그토록 여린 잠을 놓아주지 않던 아버지의 넓은 등

마음속 화석화 된 아버지

상하 관계가 투철한 맹수의 세계인 동물왕국

새끼 사자의 재롱을 저만치서 주시하는 것이 아버지 사자였네

가족의 이별

광기와 허기는 상처의 낮은 골짜기를 헤매다

마침내 그리움으로 영그는가

10월의 보름달 흔적에서도 아버지를 만나네



몇 해 전 둘째 아이의 졸업식 때였네

옥양목 두루마기가 분수의 물줄기와 함께 무지개로 빛나는

황홀한 정경 의사가 된 아들을 보러 멀리서 날아온

말을 건네고 싶었던 분수대 옆 장한 아버지



아버지가 가신지 이십 년이 지났다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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