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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감소…생존 위해 몸부림 치는 교회들

갤럽 조사 '미국 기독교' 보고서 (하)

교회내 젊은 세대 유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교세도 감소 하고 있다. 교회내 세대 구성이 역삼각형 구조로 고착되는 이유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교회내 젊은 세대 유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교세도 감소 하고 있다. 교회내 세대 구성이 역삼각형 구조로 고착되는 이유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크리스천 소수 집단 됐다"
종교 기관 건축도 역대 최저
문 닫거나 용도 전환되는 교회
존립 힘든 교회들 대도시 이동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진 않아"
기독교 신뢰도 하락 주요 원인


기독교의 교세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 유럽 등 기독교 전반에 걸친 이슈이기도 하다. 특히 교회내 세대 구성은 역삼각형 구조로 고착되고 있다. 그만큼 교인의 고령화 속에서 젊은 세대의 유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셈이다. 오늘날 교세는 왜 줄어들고 있을까. 지난주 갤럽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교계 현장의 목소리는 어떤지 알아봤다.


대학생 기독교 단체에서 활동 중인 유진 김(22·UCLA)씨는 매주 캠퍼스에서 기도 모임을 갖는다. 하지만, 매주 정기적으로 모이는 학생은 10명이 채 안된다.

김씨는 "예전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캠퍼스 예배 때 한인 학생들이 100여명 가까이 모였다고 들었는데 요즘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인 뿐 아니라 타인종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봐도 '크리스천'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데다 교회에 다닌다는 것은 구세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기독교인이 소수 집단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출생자)의 경우 교회에 정식으로 소속된 비율은 42%였다. 연령별 세대중에서 유일하게 소속 비율이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본지 5월21일자 a-22면>

하지만, 교계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통계 수치보다 더 냉랭하다는 게 목회자들의 전언이다.

한인 2세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교회에 소속됐다 해도 명목상의 크리스천도 많고 특히 요즘 젊은이들은 꼭 교회에 소속돼야 한다는 인식이 기성 세대보다 약하기 때문에 교회 출석도 잘 하지 않는다"며 "한인 이민 교계는 이러한 분위기가 조금 덜 하겠지만 이미 주류 교계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심지어 인터넷 교회까지 생겨날 정도로 제도권 교회에 얽매이지 않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주류 기독교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교회 건물에 대한 중요성까지 약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닷지 데이터'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한바에 따르면 미국내 개신교회를 비롯한 종교 기관 건물 건축의 총규모는 약 1030만 스케어피트(2014년 기준)로 1967년 조사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종교 기관 건축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건 그만큼 교세가 감소하면서 건물의 중요성이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명한 주류 대형교회들의 이동 현황을 봐도 교세 감소로 인한 생존의 몸부림은 처절하다. 쉽게 말해 젊은층 유입시키기 위해 인구가 집중된 대도시권을 공략하는 것이다.

수년전 부터 LA한인타운에는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 교회를 비롯한 오아시스 교회, 힐송 교회 등이 지역 교회 형식으로 둥지를 틀고 운영 중이다. 그만큼 교회마다 교인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존 방안의 일환으로 대도시권에 지역 교회 개척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셈이다.

레이 김(라이트하우스교회)씨는 "LA지역이 다인종 밀집지역이다보니 다민족 사역을 추구하는 최근 교계 트렌드와 부합하고, 젊은층이 많아 교세 확장에도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요즘은 교회마다 센서스 인구 통계를 바탕으로 인구 급증 지역에 교회 개척을 시도하는 전략을 세울 정도"라고 말했다.

기독교와 밀접한 미국 및 한인 사회에서 '교회'는 인구 분포를 통한 사회학적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UCLA 유헌성 연구원은 "교회들이 생존을 위해 대도시로 넘어오면서 오히려 경쟁은 심해지고 반면 외곽 또는 농촌 지역의 교회들은 사람이 없어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며 "하지만 이제는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해도 종교 자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예전만 못하고 기독교로 새롭게 유입되는 인구 자체가 적어서 향후 기독교가 운영면에서는 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교인이 줄어들면서 교회가 팔리는 경우는 속속 발생하고 있다.

최근 LA지역 필그림교회(1629 N. Griffith Park Blvd)도 결국 문을 닫고 중고 가구점으로 용도가 전환됐다.

성요셉 목사(소망장로교회)는 "그래도 그곳에서 과거 교인들이 예배도 드리고 유아 세례, 결혼식 등도 했을텐데 이제는 그들이 다 떠나가고 교회가 다른 장소로 사용된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세인트패트릭교회(네브래스카주), 프란세스카브리니교회(매사추세츠주), 리디머교회(뉴욕), 쇼스크립트교회, 그리스도루터교회, 메르디안힐침례교회(각각 워싱턴 DC) 등 유명 교회들이 부동산 개발 회사에 팔리거나 문을 닫았다. 모두가 교인수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심지어 최대 부동산 정보업체인 코스타 그룹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미국에서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간 교회는 무려 500여 개에 이른다. 그만큼 교세 감소는 교회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미주 지역의 경우 한빛지구촌교회, 나성열린문교회, 삼성장로교회 등이 파산 또는 차압 등으로 건물을 반납한 바 있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년간 네덜란드 내 교회 중 60% 이상이 폐쇄됐으며, 덴마크(200여개), 독일(515개) 등도 교회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교인은 왜 줄어들고 있을까.

주요 원인으로는 ▶기독교의 신뢰도 하락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ㆍ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 현상 ▶명상 또는 요가 등 타 영역의 영적 관련 활동 증가 ▶배타적으로 보이는 기독교적 가치관 ▶교회의 대형화로 인한 교계내 양극화 심화 ▶젊은층의 교회 외면 ▶교계의 세속화 ▶신학교 약화 등이 꼽힌다.

LA지역에서 2세 사역을 담당하는 케빈 김 목사는 "교세 감소와 관련해 사회 곳곳에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교회가 내부적인 신앙적 신념과 달리 외부의 목소리도 새겨 들어야 한다"며 "오늘날 교인 감소의 문제는 교회의 세속화로 사회와 구분되지 못하는 점도, 교회가 너무 세상과의 동 떨어지는 부분 때문에 고립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기독교의 본질적인 부분은 고집하되 비본질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유연한 자세와 인식을 갖는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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