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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보고…맹그로브 숲의 '악어 천국'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멸종 위기종의 안식처
광활한 늪지는 적막해
에어보트 체험은 짜릿

에어보트 소리에 놀란 백로가 무성한 소그래스 늪지 위를 날아가고 있다. 적막해 보여도 이곳은 생물 수백종의 서식지다. 매너티, 플로리다 퓨마 등 멸종위기종 38종은 더욱 각별하게 보호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에어보트 소리에 놀란 백로가 무성한 소그래스 늪지 위를 날아가고 있다. 적막해 보여도 이곳은 생물 수백종의 서식지다. 매너티, 플로리다 퓨마 등 멸종위기종 38종은 더욱 각별하게 보호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양한 크기의 에어보트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큰 보트도 좁은 수로를 빠져 나가면 질주본능이 앞선다.

다양한 크기의 에어보트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큰 보트도 좁은 수로를 빠져 나가면 질주본능이 앞선다.

앨리게이터 악어가 맹그로브숲에서 불청객의 시선도 아랑곳 않고 휴식을 즐기고 있다.

앨리게이터 악어가 맹그로브숲에서 불청객의 시선도 아랑곳 않고 휴식을 즐기고 있다.

어린 앨리게이터(왼쪽)와 멸종 위기종 크로커다일 악어를 사파리 파크의 공연자가 선보이고 있다.

어린 앨리게이터(왼쪽)와 멸종 위기종 크로커다일 악어를 사파리 파크의 공연자가 선보이고 있다.

광활한 늪지 위로 가끔씩 물수리가 보일 뿐, 그림만으로도 적막감이 느껴진다. 양쪽으로 홍수림인 맹그로브숲이 펼쳐진 그 길을 한참동안 달린 끝에 예약한 에어보트장이 나타났다. 탑승객이 10명 혹은 20명쯤 되는 에어보트가 선착장에 줄지어 있다.

마침 투어가 시작할 시각이어서 나눠주는 스폰지 귀마개를 받은 뒤 한 무리의 관광객들과 배에 올랐다. 높이 앉은 가이드의 등쪽에 거대한 프로펠러를 단 에어보트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에 조성된 수로를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수로는 폭이 10미터나 됨직하고 좌우는 맹그로브와 억새과의 풀 소그래스(Sawgrass)가 촘촘히 섞여 견고한 차단벽을 만들고 있었다. 노란 탁구공만한 수련이 점점이 박힌 수로는 짙은 갈색의 물빛을 띠었다. 가이드겸 드라이버는 나무에서 떨어진 맹그로브 잎이 우려낸 색이라고 했다.

곧이어 가이드는 오른쪽에 해오라기가 있다고 알려줬다. 잿빛 몸체를 한 해오라기는 불과 4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임에도 우리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수면에 떠있는 물고기에만 꽂혀 있다. 잠시후 다시 가이드가 오른쪽에 크로커다일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맹그로브 밑동에 몸을 걸친 녀석 역시 보트의 출현에 미동도 없이 눈길만 보트 쪽을 응시하고 있다.

미국 남동쪽으로 툭 삐져나와 있는 플로리다 반도의 끝자락에 습지 국립공원인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국립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습지와 수채물감으로 그려놓은 듯한 섬, 사냥감을 기다리는 악어와 한적하게 하늘을 나는 희귀한 새들. 언어의 마술사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사랑했다는 카리브해와 미국 최대의 담수호인 오커초비호가 만나는 이곳은 스릴과 여유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유산지역이다. 대부분의 미국 국립공원이 산악 지역에 자리한 탓에 이곳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 습지 국립공원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은 에버글레이즈는 갈대가 무성한 상류와 각기 독립된 생태계로 뒤덮여 있는 하류로 나뉜다. 상류지역은 수심이 30cm에 불과한 오커초비 담수호를 중심으로 2500㎢의 습지가 펼쳐져 있다. 이 넓은 땅에 수백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매너티, 플로리다 퓨마 등 멸종위기종 38종은 더욱 각별하게 보호하고 있다.

194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에버글레이즈는 1979년 유네스코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됐다. 북미 최대 습지는 국제기구도 함께 지키고 있다. 87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재되기도 했다.

좁은 수로를 벗어나자, 가이드는 귀마개를 꽂으라며 에어보트의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열댓명을 태우고도 보트는 거침없이 늪지를 질주한다. 그 속도 그대로 코너링을 해대니, 물보라가 튀기기 일쑤지만 관광객들은 마냥 즐거워한다. 왱왱대는 프로펠러 소리가 더해져서일까 체감 속도가 기대 이상이다. 가끔씩 불청객의 출현에 놀란 백로가 소스라쳐 날아간다. 에어보트 투어가 끝나자 일행은 야생동물쇼장으로 안내됐다. 올빼미와 악어 등 야생동물들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기회다. 해설자가 몇몇 동물에 이어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의 얼굴이라고할 수 있는 악어 두 마리를 안고 나왔다.

이 중 주둥이가 넓고 U자 모양이며 피부색이 어두운 녀석이 앨리게이터다. 다른 녀석은 주둥이가 더 길고 좁으며 V자 모양이며 피부색은 황갈색은 띠고 있는데, 이 놈이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종인 크로커다일이다. 앨리게이터는 플로리다에만 수십만 마리가 서식할 정도로 흔하지만, 크로커다일은 에버글레이즈 안에 약 300마리가 산다. 에버글레이즈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앨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이 함께 사는 지역이라고 한다.

워낙 유명세를 떨쳐서일까. 막상 와보니 간혹 보이는 야생동물 말고는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평평한 습지여서 큰 감흥이 없다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국립공원을 찾은 사람 대부분이 악어농장이나 에어보트를 탈 수 있는 사파리 파크만 들렀다가 돌아간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쩌랴, 국립공원은 그곳의 주인들을 위한 것이니. 우리들은 잠시 다녀가는 손님일 뿐.


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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