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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인사회는 관심 밖'

13일 플러싱에서 재외한인사회연구소(The Research Center for Korean Community)가 '뉴욕 한인사회 다큐 시리즈' 상영회를 열었다. 재외동포재단 후원으로 만드는 시리즈 첫 작품으로 '뉴욕 민권센터의 30년'을 보여줬다.

연구소는 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안에 지난 2009년 둥지를 마련했다. "재미한인에 대한 연구를 장려하고, 재미한인에 관한 데이터와 자료를 한인 커뮤니티.대학.연구기관.한국 및 미국 정부기관에 배포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연구기관입니다." 이날 나눠준 전단에 적힌 글이다. 연구소장은 퀸즈칼리지 민병갑 교수(사회학)가 처음부터 맡고 있다.

상영 후 마련된 대화의 시간에 민 교수는 가슴 아픈 말을 했다. "수많은 미국 대학에 한국 학과가 있지만 한인사회를 다루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주로 한국 문학.역사.언어 등을 가르치는 학과들에 많은 지원을 하지만 한인사회에 대한 연구에는 관심도, 지원도 없습니다."

'한인사회는 관심 밖'이라는 뜻이다. 밑천이 없으니 한인사회를 파보려는 학자들도 찾기 힘들다. 따라서 한인사회는 현실을 따져볼 통계가 거의 없고, 역사를 잃어가는 커뮤니티가 되고 있다.

옛날부터 한인사회는 언제나 떠나온 땅에 짝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고국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팔을 걷어붙이고 돈을 모아 보내고, 거리로 나가고, 목청도 높여 왔다. 하지만 '세계화'란 번쩍이는 구호 아래에서도 늘 때 되면 가끔씩 나왔다 사라지는 '재외동포 지원'이란 뜬구름만 보면서 살아왔다.

물론 지원은 제대로 해야 한다. 엉뚱한 데 국민의 세금을 낭비할 수 없다. 그런데 반드시 해야 하는데 제대로가 아닌 것이 바로 '커뮤니티 단체'와 '한인사회 연구소' 지원이다. 더구나 한인사회는 갈수록 1세와 1.5세, 2세가 뒤섞이며 여러 갈래의 길로 가고 있다. 이들이 하나로 모여 한인들의 삶 속에 녹아 들어가 움직이는 곳, 그리고 그 발자취를 가려서 남기는 곳이 여기다.

정계 로비 등 몇몇 사람의 '날 좀 보소'로 전락하기 쉬운 '화려한' 활동 말고 정말 도와야 할 곳들이 있다. 커뮤니티에 뿌리 박고 땀 흘리는 이들이 '관심 밖'이 되지 않는 고국이어야 '어머니의 땅'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 뜻에서 이번 재외동포재단의 후원은 손뼉을 쳐야 할 일이다.

오는 6월 연구소가 UC리버사이드 장태한 교수를 초청해 세미나를 연다. 한인사회 연구는 동부에 '민병갑', 서부에 '장태한'으로 불릴 정도로 두 학자는 '관심 밖'인 곳에서 마라톤을 달리고 있다. '관심'을 쏟아야 한다.


김종훈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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