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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없지만 영적 존재는 믿는다"

탈종교 가속화에도 믿음은 깊어
"어떤 영적인 힘 가진 존재 있어"
종교는 싫고, 영적 세계는 인정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시대
개신교인 10명 중 8명 "하나님 믿어"
교회 떠난 교인이 믿음은 더 강해


미국의 '탈종교'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제도권의 종교를 이탈한다고 해서 '신(神)' 또는 영적인 것에 대한 관심까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종교와 영적인 것의 구분이 선명해지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미국인의 신에 대한 믿음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람들이 "신을 믿는다"고 말할때 오늘날 그것이 뜻하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퓨리서치센터가 미국내 성인 4729명에게 물었다. 신뢰도는 95%(오차범위 ±2.3%)다.

신을 믿는다는 게 곧 종교를 갖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종교 기관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미국인이 어떤 영적인 힘 또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9명(88%)은 신 또는 어떤 형태로든 강력한 영적 존재가 있다는 것을 믿는다.

이를 좀 더 자세하게 나눠보면 응답자의 56%가 "성경에 있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답했다. 반면 32%는 "어떤 형태로든 강력한 영적 존재 또는 힘을 믿는다"고 응답했다.

신이라는 존재도 어떤 형태의 강력한 힘도 믿지 않는다고 응답한 미국인은 10%에 불과했다.

이는 종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어떤 종교 기관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말한 응답자 10명 중 7명(72%)은 "하나님 또는 어떤 형태로든 강력한 영적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

즉, 신이라는 존재는 믿지만 종교에 얽매이지 않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신 또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은 젊은층 보다는 노년층에게 더 강했다.

우선 '성경의 하나님을 믿는다'는 응답은 18~29세(43%), 30~49세(49%), 50~64세(67%), 65세 이상(65%) 등 연령이 높을수록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어떤 형태의 강력한 힘 또는 존재를 믿는다'는 응답은 18~29세(39%), 30~49세(37%), 50~64세(28%), 65세 이상(26%) 등 젊을수록 반드시 종교적인 신이 아니어도 영적인 존재의 인식과 믿음은 더 강했다.

미국인의 일상은 영적인 것과 상당히 밀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48%) 가량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신 또는 영적인 존재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왜 신이나 영적인 존재를 믿을까.

10명 중 7명(77%)은 "신이나 영적인 존재가 나를 보호한다"고 응답했다. 또 '신이나 영적인 존재가 자신에게 보상을 해주기 때문(67%ㆍ중복응답 가능)', '신이나 영적인 존재는 사람들이 행한 대로 심판을 하기 때문(61%)' '징벌을 하기 때문(40%)'이라는 답변도 있었다.

그만큼 인간은 신 또는 거대한 영적인 존재보다 기본적으로 연약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셈이다.

이번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를 분석해보면 분명한 것은 영적인 것에 대한 믿음과 관심은 분명 높지만 종교에 얽매이지 않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종교사회학계서 일컫는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ㆍ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SBNR 부류의 특징은 삶에 있어 영적인 생활은 매우 중요하게 여기지만 종교적 형식이나 신념에 얽매이지 않는다.

하트포드신학교 스콧 섬마 교수는 "특히 SBNR을 추구하는 부류는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돼 있으며 종교적 테두리 안에 갇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반면 명상이나 요가 등을 통해 매우 실제적으로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이들은 정치적으로도 미국내 주요 유권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부분 자유주의적 사고를 가진 부류로 동성결혼, 낙태 등의 이슈에 대해서도 진보적인 성향을 띤다는 게 특징이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이 기독교 국가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기독교인만 따로 추려 질문을 던졌다.

우선 개신교인 10명 중 8명(80%)은 "성경의 하나님을 믿는다"고 답했다. 반면 "어떤 형태로든 강력한 영적 존재를 믿는다"(18%), "아무 존재도 믿지 않는다(1%)"는 응답도 있었다.

반면 "성경의 하나님을 믿는다"는 가톨릭교인은 69%에 그쳤다. "어떤 형태로든 강력한 영적 존재를 믿는다"(28%), "아무 존재도 믿지 않는다(2%)"는 답변은 개신교 보다 높았다.

미국내 유대교인은 "어떤 형태로든 강력한 영적 존재를 믿는다"(56%)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성경의 하나님을 믿는다는 답변은 33%에 그쳤다.

미국인들이 성경의 하나님이 아닌 영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종교에 국한되지 않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임을 엿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이러한 현상이 개신교 내에서도 점차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인 바나리서치그룹은 신앙은 있지만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 사람을 조사한 결과 자신을 '개신교인'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10%가 "예수를 사랑하지만 교회에는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명 '가나안 교인(교회를 '안 나가'는 교인을 일컫는 신조어)'인 셈이다. 이는 2004년 당시 조사결과(7%)와 비교했을 때 3% 포인트 증가했다.

주목이 되는 부분은 이들이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보다 오히려 더 굳건한 신앙을 견지하고 있었다. '하나님은 오직 한 분이시다'라는 응답은 가나안 교인(93%)이 가장 높았다. 이어 교회 출석 교인(90%), 일반인(59%) 순이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한 존재'라는 대답도 가나안 교인(94%)이 교회 출석 교인(85%)보다 높았다. '하나님은 무소부재한 존재'라는 대답 역시 가나안 교인(95%)이 교회 출석 교인(9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종교 기관에 속해 있는 것이 반드시 신앙, 믿음 또는 영적인 이해 증진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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