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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입맛을 잃었는데 그게 후각 상실 때문?

53세 이상 네 명 중 한 명
후각 문제로 냄새 못맡아

주 원인은 감기 바이러스
후각신경 침입 손상시켜

감기 뒤끝 음식맛 못느끼면
빨리 의사와 상담해야 예방

굿사마리탄 병원의 케빈 최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냄새를 맡지 못하는 원인을 찾는 방법의 하나로 내시경을 통해 코 안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굿사마리탄 병원의 케빈 최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냄새를 맡지 못하는 원인을 찾는 방법의 하나로 내시경을 통해 코 안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50대 후반의 여성은 음식을 만들 때 잘 태우곤 한다. 옆에서 음식 타는 냄새가 난다고 할 때에야 놀라 불을 끈다. 그리고 가족들로부터 '너무 짜다' '싱겁다' 하는 불만을 듣는다. 나중에야 그 이유가 냄새를 못 맡기때문이란 걸 알게 되었다. 굿사마리탄 병원의 케빈 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통계에 의하면 53세 이후인 사람 중에서 네 명 중 한 명이 후각 문제로 냄새를 맡지 못한다"며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음을 지적했다.


- 냄새 못 맡는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불만으로 토로하는 것이 '음식을 맛있게 먹지 못한다. 먹는 기쁨을 잃었다'고 한다. 대부분 처음에는 입맛이 없어진 것으로 생각하다가 나중에야 후각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란 걸 알고 이비인후과를 찾아온다."

- 후각 상실을 자가진단하는 방법은 없나.



"어떤 통증이 있거나 코가 불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처음에는 냄새를 못 맡고 있다는 걸 잘 알아채지 못한다. 옆의 가족들이 지적할 때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을 먹었을 때 통 무슨 맛이 나지 않거나 음식 만들 때 타는 걸 모른다. 다른 방에 있던 가족이 타는 냄새를 맡고 부엌으로 와서 알려줘야 한다. 또 위험한 상황이 집안에서 가스가 새어 냄새가 나는 것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이 입고 있는 티셔츠에서 땀냄새가 나는 걸 모르고 그대로 입고 있다. 이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은 이비인후과에 와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늦게 올수록 치료도 힘들고 회복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 진단은 어떻게 내리게 되나.

"냄새 맡는 상태를 알아보는 검사가 있는데 잘 이용되지 않고 있다.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가장 보편적인 진단방법은 환자의 말이다. 그것을 들으면 후각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내시경으로 콧속에 물혹이나 종양, 혹은 축농증으로 인해 코안의 점막이 많이 부었는지를 체크한다. 좀 더 세밀한 검사가 필요할 때에는 CT나 MRI를 찍는다. 처음엔 냄새를 못 맡는 문제로 왔다가 다양한 원인 중에 하나로 뇌의 이상(암 등)을 발견하는 케이스도 있기 때문에 후각에 이상이 있다고 느낄 때에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보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냄새를 못 맡아서 먹는 기쁨이 없어졌다'는 것으로 그칠 문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 어떨 때에 냄새를 못 맡게 되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후각 신경은 코와 뇌 사이에 있고 위치로는 코 안에서 가장 위 천장부분에 있다. 숨을 들이마실 때 콧 속에 들어간 공기를 100으로 본다면 그 중 15%만이 여기까지 올라온다. 나머지 공기는 그 아래에서 그대로 지나가게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해당되는 공기 속의 냄새는 감지가 안 된다.

냄새를 못 맡게 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가 후각 신경에 문제가 생겼을 때이다. 가장 큰 원인이 감기이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코의 후각신경을 침입하여 신경을 손상시키면 냄새를 못 맡게 된다. 빨리 치료하면 신경을 회복시키는 효과도 크지만 대부분 감기가 다 나은 후에야 냄새 맡지 못하게 된 것을 알고 늦게서야 찾아온다. 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기 힘들거나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지금 냄새를 못 맡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감기가 지목되고 있다. 이외에는 교통사고 등으로 후각 신경이 다쳤을 때와 가족 중에 파킨슨 병이나 알츠하이머 환자가 있는 경우에도 흔하지는 않지만 냄새를 못 맡는 걸 볼 수 있다. 후각신경 역시 다른 신경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원인이 된다. 젊어서 '개코'를 자랑하던 사람들도 중년이 되면서 점차 냄새 맡는 것도 둔해진다는 뜻이다.두번째 이유는 코안에 이물질(종양, 물혹 또는 암세포)이나 축농증으로 점막이 많이 부어올라 공기가 후각신경이 있는 위쪽으로까지 가지 못하고 막혔을 때에도 냄새를 못 맡는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통로를 막고 있는 이물질을 수술 등으로 제거하면 다시 냄새를 맡게 됨으로 후각 신경 자체에 문제가 있을 때보다는 치료가 수월하다. 감기로 인한 후각신경 손상은 치료에 한계가 있어서 회복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 치료는 어떻게 하나.

"우선 스프레이와 약을 처방한다. 물론 원인에 따라서 처방되는 약이 다르다. 효과가 없을 때에는 좀 더 원인을 찾기 위해서 CT나 MRI를 찍어 보고 필요하다면 수술을 한다. 콧구멍과 콧구멍 사이에 있는 뼈(비중격)가 사고 등으로 휘어져 콧속의 공기 통로를 막고 있을 때에는 비중격을 바로 잡는 수술로 냄새를 다시 맡을 수 있게 된다. 숨쉬는 것도 편해진다."

- 치료하면 원래대로 냄새를 맡게 되나.

"다 그렇지는 않다. 특히 후각 신경이 상했을 때에는 치료에 한계가 있을 때가 많다. 거듭 말하지만 감기 바이러스로 후각 신경이 손상된 것을 그대로 두었다가 늦은 때에 찾아오면 치료를 해도 원래대로의 후각 신경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주변에서 감기 끝에 냄새를 못 맡게 된 사람들이 많은 것도 그 이유이다.

그러나 신경이 아닌 원인일 때, 대표적인 것이 축농증 치료인데, 이럴 경우는 다시 냄새를 맡게 된다. 그러나 암일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 손상된 후각 신경을 회복시킬 방법은 없나.

"원래대로 복귀는 힘들지만 자극적인 냄새를 맡음으로써 후각 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화장실 등에 사용되는 강한 방향제 오일을 자주 맡아서 후각 신경을 훈련시킬 경우에 냄새 감각이 조금 되살아 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 특별히 못 맡게 되는 냄새가 따로 있나.

"그렇지 않다. 냄새를 잘 못 맡는다고 할 때에는 모든 냄새를 뜻하지 어떤 특정한 냄새에 대해서 후각 신경이 반응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 후각 신경을 보호하는 예방책 같은 것은 없나.

"따로 없다. 다만 감기 뒤끝이나 음식맛을 못 느끼는 걸 자각할 때 되도록 빨리 의사와 의논하는 것이 더 나빠질 수 있는 것에 대한 예방이라 하겠다."

- 냄새를 더 이상 못 맡게 된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겠다. 먹는 기쁨이 사라져 우울하다'고들 특히 여성의 경우는 향수를 고를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 해주는 말이 '코 속의 암이나 뇌의 문제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물론 냄새를 못 맡는 것이 큰 불편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다른 심각한 원인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다행스럽다는 것이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이것이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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