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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 민족을 넘어선 양심적 운동가의 길

지난 3월 24일 ‘조국은 나에게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하여 연사인 조광동씨의 말씀을 들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 특히 그분이 철이 들면서 겪게 된 4.19와 5.16 등 정치적 사건을 통해 걷게 된 민주운동가, 언론인으로서의 삶은 한 피끓는 청춘이 조국을 위해 온 몸을 불사른 전사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한시간 반에 걸친 강연 속에서 매우 감명 깊었던 부분은 그분이 몇 번에 걸쳐 사고의 대전환을 이루게 된 계기와 그 원인이었다.

그 첫번째는 애국애족과 산업화의 기치를 내건 5.16혁명세력을 주위의 부정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적극 지지하다가 유신을 통해 권위주의의 길로 들어선 박 정권에 실망하고 민주운동가의 길로 들어선 것이었다.

두번째는 6.29선언 등을 시작으로 진행된 민주주의의 정착을 보면서 민주운동가로서의 길을 접었으나 이후 민주운동의 헤게모니가 민족해방파(NL계)와 민중민주주의파(PD계)가 중심이 된 이념운동으로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목도하면서 이들과 결연히 선을 긋게 된 것이었다.



세번째는 민주운동가로서의 활동을 접고 통일운동에 전념하였으나 기독교 보수측의 지원을 거부하는 북한 당국자들의 모습에서 회의를 느끼고 기아에 허덕이는 동포의 고통을 외면하고 선군정치의 슬로건을 내세운 대량학살 무기개발에 착수하는 반인권적 독재정권에 절망하여 통일운동을 접게 된 것이었다. 또한 그는 반인권 반민족적 북한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을 주저하는 소위 진보세력에 대한 실망을 통해 통일문제에 관해서는 오히려 보수세력에 기대를 걸게 되었다.

이러한 면에서 그의 운동가로서의 길은 보수 또는 진보의 관점으로 평가할 수 없는 양심적 민족주의자의 그것에 가까워 보인다. 또한 각종 사안에 관한 판단의 기준이 양심, 정의, 공정, 공동체(애국)이었다고 밝히는 그의 발언에서 민족과 국가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된 양심적 운동가로서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탄핵문제와 관련해서도 어느 정파에 치우치지 않은 양심을 중심한 관점에서, 거짓된 여론을 조작해 낸 언론과 부패한 정치권에 따끔한 질책을 가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가 회복시켜야 할 어른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어른스러움이라는 것이 우물안 개구리로 표현되는 편협되고 이기적인 관점을 벗어나 객관적으로 자신과 세계를 동시에 관조할 수 있는 성숙된 인격이라고 볼 때,조광동씨의 외침은 어른의 모습이 사라진 한국사회에 있어서 어른됨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미국을 삶으로 경험한 관점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되어져 가는 조국을 염려하며 대한민국이 미국을 중심한 자유진영의 문명사적 진보와 궤를 함께 할 것을 주문하며 미주한인의 정체성을 염려하는 모습에서 민족을 넘어선 세계인의 그림자를 보게 된다.

양심이라는 것은 사심과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사사로운 이익을 넘어 보다 큰 가치를 추구하는 마음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볼 때 양심은 항상 개인의 이익에 국한되지 않고 이를 넘어선 가족이나 이웃 또는 민족과 인류의 이익을 추구하는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언론인이면서 운동가의 길을 걸어 온 조광동씨는 자기가 속해 있던 단체나 정파의 이익보다는 더욱 큰 범위의 이익을 우선시 한 삶의 태도를 볼 때 양심이 이끄는 대로 언론인으로서 민주운동가로서, 통일운동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전 생애을 통한 깨달음과 지적성취를 직접 접하고 들을 수 있는 귀한 기회를 갖게 된 것은 겨울을 지나 따스한 봄을 맞이한 기쁨 만큼이나 귀하고 값진 경험이었다.
시카고의 한인사회가 존경하고 경청할 만한 어른을 갖게 된 것이 얼마나 반갑고 행복한 일인가.(시카고 애국포럼 회장)

*시카고 중앙일보는 한인 여러분의 다양한 글을 기다립니다. 개인의 생각이나 생활하면서 느끼는 이야기, 보다 나은 커뮤니티를 위한 제언, 의견을 환영합니다.


최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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