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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꽃이고 꽃이 산이다

레이크 엘시노 워커캐년

레이크 엘시노어 워커 캐년에 파피꽃이 만발해 있다. 화사하게 차려입은 나들이객이 양산을 들고 꽃구경을 하고 있다.

레이크 엘시노어 워커 캐년에 파피꽃이 만발해 있다. 화사하게 차려입은 나들이객이 양산을 들고 꽃구경을 하고 있다.

주황색 캘리포니아 파피를 비롯해 워커 캐년에서 만난 야생화들.

주황색 캘리포니아 파피를 비롯해 워커 캐년에서 만난 야생화들.

겨우내 내린 비는 삭막했던 민둥산을 푸르게 만들고 봄은 그 위에 꽃을 피웠다. 수퍼 블룸(Super Bloom)이다.

가보니 왜 지난 주말 수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산이 꽃이고 꽃이 산이다. 산 한두 개가 아니다. 몇마일에 걸쳐 있는 겹겹의 산이 모두 주황빛 캘리포니아 파피꽃으로 물들어 있다. 레이크 엘시노어다.

레이크 엘시노의 꽃구경 명소인 워커 캐년은 지난 주말 나들이객이 몰리면서 캐년을 폐쇄하는 초유의 결정이 내려졌다. 하루 만에 다시 재개장을 발표했지만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갔다. 평일(19일)에 찾았는데도 나들이객이 적지 않다. 주말에는 이날의 몇 배는 됐을 터다.

19일 직접 워커 캐년을 찾은 레이크 엘시노의 스티브 마노스 시장은 미디어들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에도 수퍼 블룸이 있었지만 그때는 트랙픽도 없었다. 이렇게 많은 방문객들이 찾은 유례가 없었다"며 "엘시노 시 인구가 5만여 명 정도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16일) 5만 명을 포함 지난주 내 10만 명이 넘는 나들이객이 몰렸다. 안전을 위해서는 일시적인 폐쇄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은 "하지만 이번 주는 시니리오와 트래픽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다. 많은 기관의 도움을 받아 방문객들의 안전은 물론 불편을 최소화하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에 따르면 엘시노파피꽃은 3~4주 더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워커 캐년까지

오랜만에 남쪽으로 차를 몰았다. 얼마나 갔을까. 목적지에 다 왔음을 알려라도 주듯 어느 순간 다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겹겹의 산이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다. 가을 단풍도 아닌데 저렇게 산 전체가 벌겋게 물이 들 수 있나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워커 캐년까지는 LA한인타운에서 67마일, 풀러턴에서는 40마일 거리다.

오전 10시 20분쯤 레이크 스트리트 출구에 내렸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진입부터가 쉽지가 않다. 차들은 왼쪽과 오른쪽 양 갈래로 줄을 서 있다. 출구 바로 오른쪽에는 작은 주차장이 있는데 이미 만차다. 상당수의 차들이 갓길을 따라 주차한 상태다.

왼쪽으로의 진입이 조금 더 힘겹지만 가본 사람이 알려준 팁을 떠올리면 왼쪽 차선에 줄을 섰다. 좌회전을 하고 트레일 입구에서 우회전을 하니 앞쪽 갓길에 차들이 200~300미터 길게 주차되어 있다. 가다보니 꽃구경을 마치고 떠나는 이들이 있어 중간 중간 차들이 빠진 공간이 있다. 운이 좋으면 나름 멀지 않은 곳에 주차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프리웨이를 빠져나와 주차를 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30여 분. 주말에 찾는다면 몇 배가 더 걸릴지 모르겠다. 조금이나마 트래픽을 피하고 싶다면 비교적 덜 붐비는 오후에 찾는 것이 좋다. 물론 뜨거운 땡볕은 감수해야 한다.

가 본 이들에 따르면 주차난과 트래픽을 피해 셔틀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셔틀은 주말에만 운행하는데 워커 캐년에서 남쪽으로 4마일 떨어진 레이크 엘시노아웃렛(17600 Collier Ave, Lake Elsinore)에서부터 타면 된다. 셔틀운행은 오전 6시30분부터다. 아웃렛 출발 마지막 셔틀은 오후 5시. 셔틀비는 10달러다.

모두가 행복한 꽃길

주차를 하고 나니 그제야 꽃이 제대로 눈에 들어온다. 파피꽃이 주인 곳인데 입구에는 노란 유채꽃이 만발해 있다. 왠지 더 반갑다.

트레일 입구에서 100여 미터나 올랐을까. 사방이 파피꽃 천지다. 트레일을 오래 타지 않아도 파피꽃은 원없이 구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능하면 좀 더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 볼 것을 추천한다. 캐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파파꽃은 물론 파피 사이사이 펴 있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도 만날 수 있어서다. 어떤 산등성이에서는 노란색, 보라색, 빨간색, 흰색 등이 골고루 피어 마치 팔레트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꽃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꽃을 감상하고 찍는 이들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봄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적지 않다. 아이들이 꽃 사진을 찍는 동안 부모들은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바쁘다. 애완견과 함께 트레일을 찾은 이들도 꽤 많이 눈에 띈다. 개들도 신이 났는지 연신 킁킁거리며 꽃향기를 맡는다. 친구들과 함께 하늘하늘 화사한 봄 드레스를 차려 입고 온 이들도 꽤 많다. 인생샷 한번 건지겠다는 차림이다.

다시말해 평소 산을 탈 때처럼 등산복을 차려 입고 올 필요는 없다. 길이 흙길이긴 하지만 울퉁불퉁한 험한 길이 없으니 트레일을 오래 탈 생각이 아니라면 어떤 옷을 입어도 무관하다.

안전을 위한 주의 사항

우선 트레일에는 큰 나무가 없기 때문에 그늘도 없다. 내리쬐는 땡볕을 고스란히 맞아야 한다. 그러니 모자와 선글라스를 구비해가는 것이 좋고 1시간 이상 트레일을 탈 생각이라면 물을 꼭 준비해야 한다.

트레일을 벗어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가능한 트레일 안쪽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낙석으로 인해 위험할 수 있는데다 트레일 밖의 언덕길은 미끄러지기도 쉽다. 실제 지난 주말에는 트레일서 벗어났다가 비탈에서 굴러 떨어진 돌에 맞아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사태도 발생했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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