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배려의 한마디가 화목한 가정 만듭니다"

여천기·여명미 박사가 전하는 시니어를 위한 대화법

ABC상담대화교육원 여천기(오른쪽) 이사장과 여명미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후 손을 맞잡고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ABC상담대화교육원 여천기(오른쪽) 이사장과 여명미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후 손을 맞잡고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상대 바꾸는 건 불가능
바꿀 수 있는 건 자신뿐
내 기준으로 판단 말고
경청·공감이 가장 중요


모든 인간관계의 상처는 말에서 비롯된다. 바꿔 말하면 말만 잘해도 인간관계가 훨씬 더 풍성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시니어들의 경우 말하는 태도와 방법만 바꿔도 훨씬 더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20년 넘게 ABC상담대화교육원을 이끌고 있는 은퇴한 의사 부부 여천기(79·신경정신과)·여명미(76·가정의학과) 박사다. 이들이 시니어들에게 전하는 아름다운 대화법을 알아봤다.

◆시니어 대화의 문제점

교육원을 찾는 시니어들은 주로 배우자 혹은 자녀와의 관계에 불만이 있거나 문제가 생겨서다. 물론 이런 문제가 하루아침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



"은퇴 전엔 가족관계에 문제가 있어도 바쁘다 보니 크게 신경 쓰지 않다 은퇴 후 비로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인식하게 됩니다. 인간관계는 좁아지고 시간은 많다보니 자녀나 배우자만 바라보게 되거든요. 그러다보니 작은 일로도 말다툼이 잦아집니다. 나이가 들면 섭섭함이 많아지거든요. 또 고집이 세지면서 자신이 옳다 믿는 기준에서 어긋나면 비판부터 하게 돼 관계가 악화됩니다."(여천기)

그래서 상담대화교육원을 찾는 시니어들 대부분은 관계 악화가 상대방 탓이라 여기며 이곳에서 제대로 배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배우자나 자녀에게 알려주고 그들을 확실하게 바꿔 놓겠다고 결심한다고.

"저희 부부 역시 오래 전 사춘기 자녀와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서 대화법 공부를 시작했는데 공부를 하면서 자녀는 물론 그 누구도 내 마음에 들도록 변화시킬 수 없다는 걸 깨달았죠. 자신이 변화해야 타인도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여명미)

◆부부사이 대화 이렇게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관계예요. 그런데 남녀의 뇌 구조는 타고나길 너무 달라요. 예를 들어 아내가 밖에서 있었던 힘들었던 일을 이야기하면 남편은 이를 해결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내가 뭘 잘못했는지부터 따집니다. 아내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남편의 위로와 공감이 필요해서인데 말이죠."(여천기)

그래서 부부 사이 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이들은 말한다.

"남성들은 목적이 있을 때만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안테나를 세우죠. 그러다보니 평소 아내의 이야기에 귀 기울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아요. 그럴 땐 아내들이 남편의 그런 행동에 서운해 하기보다는 뭐가 문제인지 말로 설명해주는 게 필요해요. 물론 아내들은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지만 남성들은 그게 잘 안되거든요.(웃음)"(여천기)

그러나 말로 조목조목 알려준다고 수 십 년간의 대화습관이나 타고난 뇌구조가 바뀌는 게 가능할까.

"맞아요. 쉽지 않죠. 그러나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이라도 상대방이 알게 되면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됩니다. 상대가 고마움과 감동을 느끼니까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여명미)

◆자녀와 어떻게 대화 할까

이민사회에서 자녀와의 관계는 쉽지 않다. 세대차이는 물론 언어 문제까지 있다 보니 서먹서먹한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어느새 대화 단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아버지들이 많이 힘들어해요. 젊어선 돈만 벌어주면 아버지 역할을 다 했다 생각해 자녀들과 대화가 많지 않았죠. 그러다 은퇴 후 자녀들에게 다가가려 하면 자녀들이 곁을 주지 않으니까 분노와 상실감이 생기거든요."(여천기)

이에 대해 여명미 박사는 무조건 자녀들을 수용하고 이해하라고 말한다.

"성인 자녀들이 어린 시절 상처나 부모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면 시니어들은 화부터 내는 경향이 있어요. 그 이유는 진짜 화가 난다기보다는 죄책감 때문에 회피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그런 상황에선 성인 자녀 내면의 어린아이가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린아이 대하듯 무조건 공감하고 안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대화의 물꼬를 트고 서로를 이해하다 보면 조금씩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합니다."(여명미)


이주현 객원기자 joohyunyi30@gmail.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