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라운지] '경험 소비' 참 행복
돈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를 얻는다는 의미. 소비는 크게 두 가지 형태다. 소유하기 위한, 경험하기 위한 그것이다.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 데릭 지터는 은퇴 후 마이애미 말린스의 공동구단주가 됐다. 지난 6일 지터 구단주는 취재진을 초청, 새로운 먹거리 시식회를 열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야구장을 찾지만, 그들은 누가 이기고, 졌는지 모른다. 때로는 누가 경기를 하는지조차 모른다"며 "하지만 그들은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히 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좋은 경험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야구장에서의 경험은 항상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그 경험이 긍정적이길 바라고, 팬들이 야구장을 즐기길 원한다"고 했다. 구단주면 팀의 승패가 제일 중요한데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외부 영입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릴 방안보다는, 핫도그·타코 신메뉴 등 새로운 먹거리를 끌어들이겠다고 한 것이다.
하긴 아이들을 동반한 스포츠 관람(놀이동산도 마찬가지)에서 팀의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맛있는 경험'이다. 아이의 웃음과 흥분된 표정, 만족감은 영원한 추억으로 남는다. 10여 년 전 매스터스 크레딧 카드사의 광고는 행복한 '경험 소비'의 핵심을 꿰뚫고 있다. 야구 공과 배트의 가격을 말하고, 구장 내 핫도그와 맥주 가격을 보여주고, 좋은 자리의 입장료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하이파이브 장면을 보여주면서 'Priceless'를 외친다.
소유 소비에 길들여져 좋은 물건을 쌓아놓고 있어봐야 때 지나면 심드렁이다. 경험 소비는 '관계적·체험적 소비'다. 무엇을 갖고 있느냐 보다 무엇을 함께 했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다. 봄은 함께 경험하러 '튀어 나가라(spring)'는 이야기다.
김석하 논설위원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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