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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건 칼럼] 집안 싸움은 집안에서

‘징계, 제명, 그리고 내부 분열.’ 다름아닌 미주 상공인총연합회에 붙은 수식어들이다.

한배를 탔던 회장과 이사장이 결국 따로 국밥을 먹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 선거 공고가 언론에 광고되기 시작했다. 이미 한인사회는 미주 한인회총연합회가 오랜 기간 분규 단체로 낙인 찍힌 불미스런 상황을 알고 있다. 그런 가운데 상공인들의 모임인 미주 상공인총연합회 역시 불미스런 단체로 낙인 찍힐 입장이다. 미주 상공인총연합회 강영기 회장은 일부 임원이 총연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자신들의 역할과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못했다며 징계와 제명의 이유를 밝혔다.반면, 에드워드 구 이사장측은 강회장이 연임을 이유로 적법치 못한 절차로 회칙을 개정했다며 제명의 변을 밝혔다. 미주 상공인총연합회의 내부 분열이 어떤 이유에서든 회장과 이사장이 서로 나무에 먼저 오르라 해놓고 밑에서 흔드는 격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런 상황 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왜 회장과 이사장이 되었나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미주의 젊은 상공인들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협회의 쇄신과 임원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우선 차세대 젊은 임원들은 기득권만 주장하는 지도부에 대한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눈높이를 원하고 있으며, 새로운 관계 정립속에서 개선을 통해 협회와 회원간 상호 신뢰가 회복 되길 바라고 있다. 가끔 한인사회에 회자되는 표현 중에 멀쩡한 사람이 어떤 위치에 올라 완장을 차면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리더가 완장의 의미와 가치를 잘못 이해하여 잘못된 판단으로 분열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미주 상공인총연합회가 완장을 찬 회장과 이사장이 서로 징계를 주고 받으며 제명을 통해 양분되며 일부 임원들이 패거리를 형성하여 내부 갈등으로 확산되는 안타까운 모습이 그렇다. 올바른 협회는 ‘잘한다 잘한다’가 아니라 내부적인 비판과 견제를 통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강영기 회장은 5월 회장선거 까지는 기간이 충분히 남아있기 때문에 협회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일단 협회를 흔들고 자신들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자 집 밖으로 나간 에드워드 구 이사장과 임원들은 과연 집 밖에서 정통성을 주장할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강 회장측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크다면 오는 5월 선거에서 회장 후보를 내세워 경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회장직을 찾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닐까. 옛말에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못 채운다’고 했다. 선거 때만 되면 편을 만들어 판을 흔들며, 자신들만의 실리와 주장만 내세우는 철새떼가 더 이상 미주를 대표하는 협회에 존재해서는 안된다. 어떤 상황이든 집안 싸움은 집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협회의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리더의 완장은 그 만큼 무거운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간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중요사항을 결정해야 하는 리더가 사사건건 임원들과 갈등을 빚는다면 잘못된 결정을 내릴 확률이 크다. 리더는 갈등의 문제를 치유하고, 갈등이 발생할수 있는 근원까지도 해결하고 제거해야 한다. 모든 갈등은 관점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그 관점은 ‘맞냐, 틀리냐’의 양자택일의 관점이 아니라, 모든 것은 상대적이며 내가 볼수 없는 것을 상대는 볼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로를 인정하는 관계 중심적 관점을 수용해야 한다. 즉, 리더는 자신의 일방적인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남들이 자신에게 지적하는 것을 일단 인정해야 상대방과 관계를 소통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그동안 미주 한인사회에서 발생하는 협회의 갈등과 분열에 관해서 이유와 변명만 있었을 뿐,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는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잘 되면 내탓, 잘못 되면 네탓의 방관자적 입장에서 일상적으로 조직에서 생기는 이슈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며, 적극적인 해결을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리더가 갈등과 분열의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과 부적절한 대응을 할 경우 협회는 엄청난 댓가를 치르게 된다. 소위 줄서기와 투명하지 못한 끼리끼리 정치를 양산하게 되어 결국 분규에 휩싸이게 된다.

현명한 리더는 갈등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갈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협회의 조직을 강화 시킨다. 분열된 협회 일수록 갈등을 피하려고 하면 결국 협회의 모든 관계를 망치게 된다. 협회의 분열과 임원간 반목을 예방하고 치열한 경쟁 구조속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리더의 위기 관리와 갈등 관리의 능력이 필수 요건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고사성어에 간담상조(肝膽相照)라는 표현이 있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며 이익을 쫒아다니는 인간이 아니라, 간과 쓸개를 꺼내 보일 정도로 마음 속을 다 내보이며 사귀는 진정한 우정을 뜻하는 표현이다. 미주 상공인총연합회는 한인 상공인들의 지위와 위상을 대변하는 단체다. 완장을 찬 강영기 회장과 에드워드 구 이사장은 솔직하고 진정성있는 소통을 통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여 하나되는 모습을 하루속히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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