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없었지만 '미래 만남'은 고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양 정상 합의문 서명없이
만찬·단독회담 후 오찬 지연
제재완화 이견이 원인 가능성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이 비핵화와 경제 발전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다양하게 논의했다. 현재로선 어떤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각자의 팀은 미래에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합의 결렬은 예정됐던 오찬 일정이 지연되면서 감지되기 시작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2차 정상회담을 했다. 오전 단독 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이어 업무 오찬과 오후 서명식이 예정돼 있었지만 백악관 측이 '프로그램 변경' 있다고 밝히면서 오찬과 서명식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보다 약 2시간 빠른 오후 2시에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에 따라 양측이 실무협상에서부터 북한의 비핵화 수준과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메트로폴 호텔 오찬장엔 예정 시간을 넘겨도 두 정상 일행이 오지 않으면서 텅 빈 장면이 노출됐다.
오전 11시 30분부터 JW매리옷 호텔로 이동해 보안검색을 진행 중이던 현지 취재진은 오후 12시50분쯤 회담 프로그램 변경 소식이 전해지자 웅성웅성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백악관 측에서 트럼프의 기자회견이 오후 4시에서 2시로 당겨졌다고 발표하자 "결렬된 것 아니냐" "뭔가 잘못됐다"며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에서 취재 중인 워싱턴포스트(WP)의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텅 빈 오찬장 사진을 올리면서 회담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을 알렸다. 이어서 일본 NHK 방송 화면에 김정은 위원장이 검은색 차량을 타고 회담장을 떠나는 모습이 잡혔다.
지지통신은 "김정은이 전용차 안에서 불편한 기색을 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노이의 일본 기자들은 "김정은 숙소인 멜리아 호텔 주변도 보안을 위해 봉쇄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NHK 방송은 "기자들이 외무성 간부에게 '회담이 잘 안된거냐'고 물었더니 외무성 간부가 '북한이 비핵화를 안하면 미국도 안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일정 변경이 발표되기 전까지 양 정상의 협상은 순조롭게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261일 만에 다시 마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 큰 결단'을 통해 양측의 '윈윈'으로 이어지는 '빅딜'을 성사시키느냐에 따라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중대 분수령으로 주목을 받았다.
두 정상이 '톱다운 담판'의 결과물로 이날 오후 채택하게 될 '하노이 선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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