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3타자 이상 상대해야…NL도 지명타자제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 선수노조에 파격 제안
MLB 사무국은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투수가 최소한 3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하도록 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우타자엔 우투수, 좌타자엔 좌투수를 맞붙이는 소위 '좌우 스위치 놀이'를 방지해 불펜 투수들의 잦은 등판을 줄이며 경기시간을 단축시키자는 목적이다.
MLB 사무국의 제안에 대해 선수노조는 "내셔널리그(NL)에도 지명타자제를 도입하자"고 역제안했다.
지명타자제는 현재 아메리칸리그에서만 운영중이며 NL에선 투수도 타석에 들어선다. 그렇지만 이같은 양측의 제안이 당장 운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투수가 3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하면 교체시간이 줄어 경기 시간이 단축된다. 불펜투수를 '맞춤형' 선발로 짧게 기용하는 '오프너' 전략도 바뀌고 긴 이닝을 던지는 선발 투수의 중요성이 되살아날 수 있다.
또 선수들이 선호하는 지명 타자제는 공격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25인 로스터에서의 선수 구성,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위 방식도 상당히 바뀔수 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취임 이래 '스피드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늘어진 경기 시간을 줄여야 팬들의 관심을 되찾아 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수비측 벤치의 사인만으로 타자를 1루에 내보내는 자동 고의4구제를 시행한 것이 첫번째 변화였다.
투수의 3타자 이상 상대 규정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되는 변화다.
그러나 3년째 얼어붙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분위기 탓에 선수노조의 적극적 협조를 얻긴 어려워 보인다. MLB 사무국은 '투수의 타자 최소 3명 상대 규정'을 2019년 당장 도입하기를 바라는 데 반해 선수노조는 2020년 도입으로 맞서고 있다.
승률 높은 팀에 신인지명 우선권을 주는 대신 일부러 낮은 승률을 기록하는 팀에게는 불이익을 주자는 선수노조의 제안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승률 낮은 팀에 드래프트 우선권을 주는 현 제도를 완전히 뒤집는 내용이다.
선수노조는 그동안 구단의 '탱킹(tanking)' 전략을 비판해왔다. 탱킹은 '완전히 비운다'는 뜻으로 구단이 이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유망주를 잡고자 그해 성적을 포기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팬들의 비웃음과 선수들의 비난에도 2~3년 내리 꼴찌를 자처해 유망주를 끌어모은 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탱킹 전략의 대표적인 팀이다.
그러나 선수노조는 의도적인 탱킹이 승부를 맥빠지게 만들어 팬들의 외면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봉화식 기자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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