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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3주일 관리 여부가 평생 건강 좌우"

미국엔 산후조리 개념없어
반바지 입고 찬바람 쏘이면
저리고 쑤시는 산후통 고생

미역국 먹으면 모유 많아져
음식은 영영가 높은 것으로
몸 완전 회복엔 적어도 3개월

홍영옥 산후조리사는 출산 후 3주일 동안 조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저리고 쑤시는 산후통을 피해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홍영옥 산후조리사는 출산 후 3주일 동안 조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저리고 쑤시는 산후통을 피해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에는 산후조리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아기를 낳자마자 찬 오렌지주스를 마시고 샤워를 하고 맨발로 다닌다. 산후조리 14년차인 홍영옥 산후조리사는 "서양과 동양의 풍토가 달라서 여성들의 몸상태가 좀 다를지 모르지만 새 생명을 품고 있다가 출산해서 원상태대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과 필요한 조치들이 있다"며 "지금 미국 여성들이 40대 이후에 관절염이 많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산후조리가 왜 필요한지 들어 보았다.


- 주로 어떤 산모들이 산후조리사를 찾고 있나.

"연령층은 30대가 대부분이고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2세들로 영어권이 많다. 이들은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산후조리가 왜 필요한지 처음에는 이해를 못하다가 받아보고 두번째 아기는 자진해서 부탁한다. 타인종 친구들과 회사 동료들에게 입소문으로 소개해서 오기도 한다. 주로 친정 엄마이고 타인종 산모는 남편이 한국인으로 한국인 시어머니의 소개로 온다."

- 이럴 때 타인종 산모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제까지 백인, 히스패닉, 중국인, 필리핀, 타일랜드 산모들을 보았는데 처음엔 어리둥절해 한다. 미끌거리는 미역국은 잘 먹지를 못하다가 설명을 해주면서 간을 잘 맞춰주면 적응을 한다. 젖몸살이나 배마사지 등 직접적인 접촉은 대부분 원하지 않아서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흔쾌히 받는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문화적 차이도 있지만 개인차도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

- 그들만의 독특한 산후조리가 있나.

"백인 산모의 경우는 샐러드와 같은 야채를 많이 먹으면서 따끈한 수프를 찾았다. 중국 산모는 족발 수프를 해달라고 청했다. 우리처럼 족발쌈이 아닌 푹 고아 수프처럼 먹는다. 우리도 한국에서는 산모가 회복이 느려질 때 족발을 해서 주곤 한 기억이 난다. 아마 단백질이 풍부해서 그런 것 같다. 어찌보면 우리가 산후 식단으로 각종 야채의 나물류와 생선전과 같은 담백하면서 영양가 높은 음식들을 마련하는 것과 서로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 산후조리는 언제부터 필요한가. 또 얼마나 해야하나.

"산모가 출산해서 병원에서 집으로 오는 순간부터 산후조리가 필요하다. 출산 후 일주일 동안이 산모로서는 가장 힘든 시기이다. 병원에서는 몰랐다가 차츰 젖몸살을 비롯해서 아래부분의 수술로 인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9개월동안 태아를 품고 있다가 출산한 후여서 뼈마디를 비롯해 여성의 모든 몸구조에 큰 변화가 오기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산후조리 기간은 평균 3주일을 기본으로 잡는다. 한국서 '삼칠일' 즉 21일을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원상태로의 회복은 3개월은 잡아야 한다. 백일 잔치를 여는 것은 그 때쯤 되어야 산모가 아기의 백일상을 차려 줄 수 있을만큼 회복되었다는 뜻으로 실상은 아기보다는 산모를 위한 백일인 것이다."

- 산후조리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보통 출산 전 2~3개월 전에 예약을 받고 그때부터 언제라도 산모가 집에 도착하는 즉시 가서 도와줄 수 있도록 스케줄을 받아둔다. 어떤 경우는 산모가 남편이 출장 중에 갑자기 진통이 와서 도와달라고 연락을 해서 새벽 3시~4시에 그 집에 가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 출산 때 친정어머니처럼 손을 잡아 주기도 한다. 산후조리사는 입주를 하여 돌본다. 산모 뿐 아니라 아기도 완전히 돌보아 준다. 아기는 1시간 반마다 깨기 때문에 산모가 잠을 충분히 잘 수 없다. 수면부족이 산후우울증의 주요 원인인 것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 입주하여 3주일동안 산후조리를 하려면 산모 쪽에서 불편하지 않을까.

"그래서 '남편이 불편해 할 것 같다' '방이 하나라 잠자리가 불편할 것 같다'며 출퇴근 하면서 산후조리를 해달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밤사이에 회복되지 않은 몸을 갖고 아기를 돌보면서 '불편하더라도 입주하여 달라'고 많이들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입주를 권한다. 산후조리사가 불편한 것은 감수할 수 있는 일이니 자신의 회복에만 신경쓰라고 말해준다."

- 어떤 산후조리를 중점적으로 해주고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이 산모로 하여금 잘 먹고, 잘 자면서 마음편히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우리들의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식단이다. 짜고 맵고 딱딱한 것은 피하면서 영양가있고 무엇보다 산모의 입맛을 돋우는 식단 만들기가 실상 관건이다. 산모가 마음 편하려면 남편과 자녀의 먹거리를 해결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가족모두의 식단을 책임진다. 주로 장보기는 남편분들과 함께 가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장을 본다(물론 페이는 남편분이 한다). 산후조리사는 대부분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솜씨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남편과 자녀가 더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그 다음은 모유를 잘 먹일 수 있도록 미역국을(처음엔 기름기 없는 멸치나 홍합 미역국) 많이 먹도록 한다. 경험상 외국인 산모도 미역국을 많이 먹은 경우 모유가 잘 나왔다. 젖몸살을 피하도록 마사지도 해준다. 그리고 아직 배안에 남아있는 내용물들을 완전히 배출시킬 수 있도록 배맛사지를 해준다. 2주일 정도 하고 나면 예전처럼 배가 쑥 들어간다. 이 때 잘 조리를 못하면 소위 '임신 배살'이 남게 되기 때문이다. 또 출산 때 수술한 부위가 빨리 아물도록 쑥을 끓여 따끈하게 만든 물로 좌욕을 계속하게 한다."

- 샤워는 언제부터 해도 되나.

"3일 정도 지난 다음에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놓고 그 안에서 하게 한다. 물론 이 때 욕조 문을 닫아 공기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 한 후에 옷을 입고 머리도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밖으로 나오도록 한다. 애기낳고 무심코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그 때 오른쪽 팔부위가 찌릿하게 느껴졌다. 나중에 그 부위가 저리고 쑤시는 산후통을 갖게 된 경우를 많이 본다. 그래서 산후에는 몸을 감싸서 따뜻하게 해주면서 찬바람은 특히 쐬지 말아야 나중에 몸이 저리고 쑤시는 산후통을 고생하지 않을 수 있다."

- 오랜동안 산모를 보면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출산 후 특별히 조심하지 않던 건강한 산모들도 며칠 지나면서 여기저기 몸과 뼈마디가 시리고 저린 증세가 나타나는 걸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그래서 미리 피할 수 있도록 말해주는 것도 산후조리사의 몫이라 생각한다. 팔을 의자에 고여 약간 힘을 주어도 충격이 되기 때문이다. 팔을 베고 잠자는 습관을 가진 산모가 나중에 그 부분이 저리고 쑤시게 된다. 여성들은 출산 후 3주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일생의 건강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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