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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위험 있는 환자는 항상 주변에 있다"

수잔 정ㆍ조만철 정신과 전문의에게 물었더니

한인타운의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 사무실에서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와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를 만났다.

한인타운의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 사무실에서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와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를 만났다.

망상증 환자는 공격성 강해
조울증으로 인한 망상병은
좋은 약 많아 상태 호전 가능


한국에서 최근 정신과 전문의가 진료 중에 환자로부터 공격을 받아 안타깝게 목숨을 잃어 충격을 주었다. 이곳 미국에서 정신질환자를 대하는 정신과 전문의(임상 심리상담가 포함)들은 안전한가? 수잔 정ㆍ조만철 정신과 전문의에게 '신변 위협을 받은 적은 없는지' '정신과 의사들의 안전을 위한 시스템은 되어 있는지' 등을 물어 보았다.

-한국에서 의사가 정신질환자에게 피습당해 목숨을 잃은 일은 처음이라 한다. 미국은 어떤가.

(조만철·수잔정)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국은 총이 아닌 다른 위험 도구를 사용하지만 미국은 총을 소지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불행 중 다행이 의사를 공격하는 일은 일반 직장 등 사회 전반에서 발생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수적으로 적고 또 목숨을 잃는 케이스는 많지 않다. 아직까지 치료하는 의사를 공격대상으로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안전지대는 아니다."

- 두 분 다 임상경력이 46년이다. 정신병 환자에게 신체 위협을 당한 경험이 있나.

(조) "여기가 아닌 병원에서 일할 때 30대 후반의 정신분열증이 있는 백인여성 환자가 입원병동에서 다른 환자와 다툼이 벌어져서 말리는 과정에서 나의 팔을 물어 피가 났다. 그 여성이 에이즈 환자란 것을 알고 나의 충격은 더 심했다. 가슴 졸이며 피검사를 수차례 했다. 다행히 감염되지는 않았다. 꼭 목숨을 잃지 않아도 이처럼 다른 신체적 피해와 특히 충격은 아직도 남아 있다."

(정) "뉴욕 병원에서 일할 때 야간 근무 중인데 마약 중독 환자가 무리한 요구를 해서 안 된다고 말한 다음에 돌아서서 전화를 받고 있는 순간에 등 뒤에서 공격해 입원 치료를 한동안 받았다. 한국 기사를 봤을 때 그 때가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을 보니 아직도 놀란 것이 내 안에서 사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 정신과 의료진들이 환자 공격을 받는 일이 실제로 많이 발생하나.

(정) "지금 있는 카이저 병원에서 동료 의사가 최근에도 환자에게 공격을 받았다.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발생되고 있다. 몇 년 전에 다른 병원에서 정신과 여의사가 걸어가는데 입원환자가 뒤에서 공격해 목숨을 잃었다. 남의 일이 사실 아니다."

(조) "복용하는 약의 부작용으로 상담 중에 갑자기 의사를 얼굴로 치는 경우도 있다. 항상 위험성이 있다."

- 의료진을 보호하는 시스템이나 특별 시설이 얼마나 되어 있나.

(조) "나처럼 개인 사무실에서 환자를 보는 경우는 건물에 상주하는 시큐리티 가드를 전화로 부르는 방법 밖에는 특별한 시스템이 없다. 의사 스스로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는 환자는 진료를 거부하고 큰 병원으로 보냄으로써 의사 스스로 예비하는 수밖엔 현재로서는 별다른 방도는 없다."

(정) "내가 일하는 곳이 바로 '큰 병원'이기 때문에 우리는 위험한 환자를 거부할 수 없다. 그래서 병원 자체에서 정신과 전문의들의 신변을 보호하는 시스템이 개인 사무실보다 잘 되어 있다. 폭력성이 있는 환자를 진료할 때에는 시큐리티 가드를 미리 불러 옆에 있게 한다. 돌발적인 응급상황일 때는 비상벨이 있어 곧바로 달려 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정신과 의사들은 자신의 책상을 환자보다 출입문에 더 가깝게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위험하다 싶을 때 환자보다 빨리 밖으로 피할 수 있기 위해서이다."

- 관공서처럼 위험한 총기등의 소지품을 스크린하는 시스템은 없나.

(정) "지금 우리 병원에서 정신과의사들이 그 문제를 계속 논의 중인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치료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는 서로의 신뢰가 중요한데 소지품검사대를 설치할 경우 환자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문제이다. 정신과의사들이 의사가운을 입지 않는 것도 환자들이 예민해서 이질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주로 어떤 환자들이 의사를 공격하나.

(정) "정신증이라는 것은 자신이 느끼는 것과 실제를 분간하지 못하는 걸 말한다. 공격성을 갖는 정신증에는 망상증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피해망상증상이다. 이같은 증상을 유발시키는 정신질환에는 피해망상병을 비롯해서 정신분열로 오는 피해망상증, 조울증에서 동반되는 피해망상증이 대표적이다. 또 조울증 자체가 심할 때에도 피해망상증이 온다. 이외에 마약과 같은 약물도 피해망상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뇌에 문제가 있을 때에도(치매,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등) 피해망상증이 올 수 있다."

(조) "피해망상증은 환청이나 환시도 일으킬 수 있는데 '저 놈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 '나의 머리에 독약을 넣었다' 등과 같이 실제가 아닌 것을 극도의 공포로 받아들여 그 대상을 없애려고 시도한다.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이는 것도 '마귀가 아이로 둔갑했기 때문에 죽여야 아기가 살아난다'며 이를 행동에 옮긴다. 이것이 피해망상증이다."

- 예방 방법은 없나.

(정) "피해망상증은 특히 조울증으로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조울증은 요즘은 좋은 약이 많이 나와서 쉽게 고칠 수 있는 정신질환의 하나가 되었다. 우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를 잘 받는다.그러면 얼마든지 피해망상증은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유명한 교수나 학자 중에는 조울증을 치료하여 각 분야에서 잘 활동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이번 사례도 환자가 조울증을 앓았다.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면 '내 머리에 폭탄이 들어 있다'는 피해망상까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 조울증 진단은 어떻게 내리나.

(정) "진단이 힘든 정신병의 하나라 수년전 만해도 네 명의 정신과의사 진단이 필요했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만일 그 사람이 일생동안 한번이라도 난폭한 행동을 했다면 그 사람은 조울증으로 진단한다. 가족력도 큰 영향을 미친다. 만일 가족 중에 자살(자살시도)을 했거나 술이나 마약 중독자가 있거나 무리한 사업을 벌여 큰 실패를 한 사람이 있거나 갑자기 집을 나가 연락두절이 된 사람이 있다면 가족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이번 사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조) "정신질환자를 대하는 한 사람으로서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리고 환자를 고치지 못한 책임은 의료진 뿐 아니라 사회가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미국도 같다. 병원에 강제입원했다가도 일단 위험성이 없어 보이면 치료가 안된 상태에서 퇴원시킨다. 상태가 악화되는 건 불 보듯 뻔하다. 이런 환자에게는 강제 외래치료와 같은 법적인 시스템으로 계속 치료받게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기는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적, 법적인 조치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계속 발생 될 수 있다."

(정) "두뇌도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문제가 생기면 증상이 나타나는데 그 증상을 잘 모른다.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는 더 모르고 있다. 미국보다 한국이 더 부족하지 않나 싶다. 거듭 말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조울증으로 동반되는 피해망상증은 얼마든지 좋은 약으로 상태를 호전시켜 이같은 참사까지 몰고 가지 않아도 되었는데 안타깝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금 조울증을 가진 사람과 그 가족들에게 치료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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