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언어의 침전
여유로운 시간은일월 한 때
허공을 날던 두발을
땅에 내려놓을 때
내가 설 자리
겸손히 읽는 사이
해는 벌써 솟아올랐고
시간은 미끄러진다
몸에 자욱하게 번져오는
아름다움을 불러본다
모아진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얼굴들
맺힌 기억의 순간들을 이어
조각보를 잇는다
조심스레 그 끝을 끌어당긴다
예쁜 순간들이 뿜어내는
신선한 광채는 한데 엉겨
흰 빛을 발한다
눈부시다
들이마신다.
차분한 일월
따스한 온기
가벼운 납 구두 신고
언어의 침전물을 건져야 할 때 !
정명숙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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