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론전' 나섰지만 국민 절반 "트럼프 책임"
연방정부 셧다운 19일째
백악관 회동 30분만에 결렬
협상 대신 오늘 국경 방문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연설이 있던 지난 8일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는 연방정부 셧다운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본 응답자 비율은 지난달 21~25일 실시한 여론조사 때 47%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에 책임을 물은 응답자는 32%, 공화당 책임이라고 본 응답자는 7%였다. 지난 여론조사 결과(민주당 책임 33%, 공화당 책임 7%)와 별 차이가 없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이달 1~7일 미 전역에서 성인 220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10일) 남쪽 국경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22일 셧다운 사태 돌입 이후 줄곧 백악관에 머물러 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공식 외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에는 의사당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부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과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30여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의사당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이 종료된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남에 대해 "완전히 시간 낭비였다"라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만약 신속하게 연방정부의 문을 열면 장벽을 포함한 국경보안을 승인해 줄지 물었으나, 펠로시 의장은 '노(NO)'라고 답했다면서 "나는 굿바이를 했다.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회동 후 "대통령은 자신의 우선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오늘 분명히 했다"며 "민주당 지도자들은 셧다운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도 협상 무산 뒤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뜻대로 할 수 없었고, 회의장에서 일어나서 그냥 걸어 나갔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당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나 자신의 국경 장벽 건설 예산 싸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9일 CNN방송에 따르면,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이날부터 정부 운영을 하나씩 재개하는 4개의 자금조달 법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이 포함되지 않으면 어떠한 법안에도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합의 없이 4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여론전을 통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위한 명분 쌓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회동에 앞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안에 서명하면서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가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길로 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부 셧다운 사태는 이번 주말까지도 타결되지 않으면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 셧다운이 최장 기록이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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