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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도시어부'는 LA에 있다

낚시가 인기다.

2018년 미국 내 낚시라이선스 소유자는 2976만 명. 지난해 2940만 명에 비해 36만 명이 증가했다.

한국에서도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가 인기를 끌면서 낚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오보로 밝혀지긴 했지만 낚시인구가 등산인구를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인기가 높아지면 생긴 해프닝이다.

남가주에도 여러 낚시동호회들이 활동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낚시동호회'를 비롯해 'LA바다낚시동호회' 'LA갯바위낚시동호회' 'LA한인낚시클럽' 등 크고 작은 동호회들이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나누고 정기출조를 통해 함께 낚시를 즐긴다.

이 정도 분위기면 낚시를 한번 더 소개해야할 때다. 그렇게 지난 11월 5년여 만에 다시 낚싯대를 잡았다. 이번에는 LA한인낚시클럽(LAKFC)을 따라 2박3일(1.5일) 참치낚시다.

참치낚시를 다녀온 소감을 먼저 밝히자면 마라톤을 하면서 중간 중간 100미터 전력질주하다 온 느낌이다. 그만큼 지구력과 근력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했다. 등산에 비유하자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며칠씩 산에서 하이킹을 하는 '존 뮤어 트레일' 트래킹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데 왜 가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간단하다. "짜릿한 재미"가 있어서다. 지난 16일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참치낚시에 따라나섰다. 낚시 경험이라고는 5년 전 가자미 낚시가 전부인 기자가 참치낚시라니. 좀 무모한 여행이었다.

첫째 날 참치낚시 출조
벙커베드서의 첫날밤


16일 오후 8시. 샌피드로항구에 정박해 있는 '포춘(Fortune)'호에 올라탔다. LAKFC의 회장이자 차터 마스터인 '베드로'의 조언에 따라 멀미약은 일찌감치 챙겨 먹었다. LAKFC의 회원들은 서로를 별칭으로 부른다. 변영수 회장의 별칭은 베드로다.

이미 항구는 어둠에 쌓여있다. 이번 출조에 함께 할 'LA의 어부'들은 기자를 포함 22명. LA낚시클럽 회원들과 게스트들이다. 선장과 갑판원들을 포함하면 총 27명이다.

배를 타고 배정된 벙커베드에 여장을 풀었다. 벙커베드는 2층 침대로 되어 있다. 열악하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까'라고 걱정 했지만 기우였다. 그 불편한 벙커베드에서 이틀 내내 숙면을 취했다.

출발한 지 몇 분이나 지났을까. 배가 멈춰섰다. 무슨 일인가 나가보니 참치 낚시에 쓰일 미끼를 배에 채워 넣고 있다. 방파제를 벗어나 망망대해로 나가기 전 바지선에서 미끼가 될 정어리를 배로 옮기는 작업이다. 베드로는 "여기서 정어리가 상처를 입지 않게 옮겨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치낚시의 생명은 팔팔한 미끼이기 때문이다.

둘째날 오전 1시간 동안
30마리 참치 잡아올려


17일 오전 6시20분. 눈을 떴다. 오전 5시부터 낚시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직도 배가 달리고 있다. 밤사이 스팟이 변경돼서다. 갑판 위로 올라가니 다들 낚시 준비를 마치고 스팟 찾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오전 8시 30분. 갑자기 갑판이 소란스러워졌다. 배 뒤편에 걸어놓은 트롤링 낚싯대에 참치가 걸려들면 서다. 배 뒤편에는 트롤링 낚싯대가 설치되는데 달리다가 고기가 트롤링에 걸리면 바로 배를 세우고 캐스팅을 시작한다.

※트롤링 낚시

트롤링 낚싯대는 시간대별로 주인이 바뀐다. 4개의 낚싯대가 설치되면 그 시간대에 걸린 참치는 해당 번호(승선할 때 번호를 배당받는다)의 회원의 소유다.선박에서 시간마다 번호를 알려준다.트롤링 낚시로 잡은 고기는 한마디로 덤이다.

갑판은 이미 아수라장이다. 이쪽저쪽에서 '훅'이라는 소리가 들린다.(도시어부에서는'히트'라는 용어를 쓴다) 커다란 참치들이 하나 둘 끌어올려 졌다.

'바닷바람'이 '훅'이 됐다며 기자를 불렀다. 직접 끌어올려 보라며 낚싯대를 쥐여준다. 생각보다 묵직하다. 오전에 베드로 회장에게 속성으로 배운 낚시강습을 떠올리며 줄을 감아 올리는데 만만치가 않다. 낚싯대를 잡고 있는 왼손은 요동을 치고 줄을 감는 오른팔은 아파온다.

그렇게 10여 분 이상 사투를 벌인 끝에 드디어 참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통통한 황다랑어(yellowfin)다. 체감 무게는 100파운드였는데 실제는 20파운드 정도란다. 이날 잡아올린 참치 중 가장 작은 축에 속하는 참치다.

얼마나 지났을까. 스팟을 찾은 배가 멈추자 캐스팅이 다시 시작됐다. 4~5명이 줄줄이 훅을 외쳤다. 갑판은 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사실 갑판이 아수라장인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질서가 있다. 훅이 된 사람들이 이쪽저쪽으로 참치를 따라 움직일 때 나머지 사람들은 낚싯대를 머리 위로 올려 자리를 비켜준다. 그래야 낚싯줄이 엉키지 않는다. 이때 낚시꾼들의 긴장감은 낚싯줄처럼 팽팽하다.

세 번째 캐스팅 스팟부터는 혼자 낚시를 했다. 처음에는 미끼를 끼우는 것조차 보기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직접 미끼를 끼워 캐스팅을 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어느새 참치낚시 재미에 푹 빠져서다.

그렇게 오전 9시 30분까지 1시간여간 세 번의 캐스팅에서 잡아올린 참치는 총 30마리. 20~30파운드 정도가 되는 황다랑어 22마리와 가다랑어(skipjack) 8마리다.

선상에서 먹는 참치 맛이란
오후엔 60파운드 참다랑어


LAKFC에는 룰이 있다. 첫 번째 캐스팅에서 잡아올린 참치 중 가장 큰놈은 횟감으로 내놓아야 한다. 이날 횟감은 '재규어'의 참치가 낙점됐다.

점심시간이 되자 선원 중 한 명이 낙점된 참치를 해체한다. 그렇게 살만 추려낸 참치 살을 '바닷바람'이 받아든다. 준비해 온 회칼로 참치를 정교하게 썰어나간다. 칼 쓰는 솜씨가 일식셰프 못지않다. 드디어 참치 뱃살이 도마 위에 오르자 시선이 집중된다. 참치 뱃살은 고가에 거래되는 부위다. 정말 쫄깃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뱃살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오후 4시. 오전 캐스팅 이후 6시간여의 오랜 기다림 끝에 어디선가 '훅'하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갑판은 생기를 찾았다. 이번에 올라온 참치는 오전의 것보다 훨씬 크다. 게다가 참다랑어(bluefin)다. 참다랑어는 참치 중에 가장 맛이 좋고 값도 제일 비싸다.

오후 4시 30분. 이쯤 되면 희비가 엇갈린다. 이미 참치 2~3마리를 잡은 이들은 여유다. '빅보스'는 "앞으로 잡은 참치는 선물하겠다"며 너스레다. 가다랑어 한 마리 잡은 게 다라는 '카우투나'와 손맛 한번 제대로 못 봤다는 '표범'의 얼굴빛은 어둡다.

그렇게 오후에만 50~60파운드대의 참다랑어 9마리가 잡혔다.

낚시가 끝나고 저녁시간. 이날 화두의 중심은 '나비코'다. 그는 오후 캐스팅에서 참치 한 마리와 1시간 40여 분간 사투를 벌였다. 낚싯대를 잡고 배를 최소 6~7바퀴는 돈 것 같다. 50~60파운드짜리 참치가 낚이는 곳에서 20파운드짜리 낚싯줄을 사용한 탓이다. 결론은 줄이 터지면서 참치를 끝끝내 잡지 못했다. '제갈공명'이 "무게에 맞는 낚싯줄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줄이 터질 수 있기 때문에 강하게 끌어올릴 수 없어 힘들다"고 설명해줬다.

18일 오전 5시. 그렇게 1.5일간의 참치 낚시를 마치고 샌피드로 항구로 돌아왔다.



LA한인낚시클럽은

LA한인낚시클럽(LAKFC)은 올해로 12주년을 맞은 낚시클럽이다. 이 클럽만의 특징이 있는데 우선 차터다. 베드로 회장은 "한 달에 한번 정기 출조를 나가는데 매월 차터를 해서 나간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이듬해 1년치 차터를 예약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분배다. 베드로 회장은 "우리 클럽은 공산당"이라고 강조했다. 무슨 얘긴가 들어보니 참치를 공동분배한단다. 참치를 한 마리도 못 잡아도 참치를 가져갈 수 있다. 회장은 "예전에 100파운드짜리 참치 2마리를 잡았다. 그래서 2마리를 20등분 해서 나눠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족히 5~6명은 한 마리도 못 잡았지만 2~3마리씩 잡은 회원들이 각각 1~2마리씩을 내놔서 모두 참치를 가져갔다. 덕분에 기자 역시 참치 한 마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현재 LAKFC는 회원을 모집 중이다. 연락처는 (213)500-5114.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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