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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속 환자 구하던 간호사 '감동 물결'

죽음 엄습한 순간 딸에 전화로 작별인사
구조대 도착 기적 생환…SNS로 미담 확산

지난 8일 대형 산불이 훑고 간 북가주 뷰트카운티 내 파라다이스 마을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바짝 마른 산림에 강풍이 이어지며 급속도로 퍼져나간 불길은 마을 전체를 순식간에 통째로 집어삼켰다. 산불 발생 후 약 2주가 지난 현재, 산불은 90% 가까이 진화가 됐지만 여전히 50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은 실종 상태에 있다.

이처럼 엄청난 재앙 속, 간호사였던 한 여성의 스토리가 SNS를 통해 전해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다섯 아이의 엄마이자 파라다이스 마을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타마라 퍼거슨(42). 그녀는 최근 산불로 인해 병원 전체가 활활 타올랐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응급 매뉴얼대로 정제된 움직임 속에서 최대한 빠르게 환자들을 구급차로 이송시켰지만 여전히 병원에는 70여 명의 환자들이 남아있던 상황. 안전하게 빠져나온 환자들과 함께 충분히 대피할 수 있었음에도 그녀는 다시 1마일 떨어진 불구덩이 속 병원으로 향했다.

그녀는 막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한 산모를 구하고 한 남성에겐 인공호흡기를 채웠으며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또 다른 한 환자를 앰뷸런스에 탈 수 있게 도왔다. 그런데, 자신도 막 탑승한 앰뷸런스에 갑작스레 불이 옮겨 붙었고,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은 더 이상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한 채 죽음을 기다려야만 했다.

타마라는 "당시 우리가 타고 있던 차를 중심으로 전체가 모두 불길에 사로잡혔다"면서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그저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주섬주섬 핑크색 휴대폰을 찾았고 빠르게 전화번호 목록을 뒤져 딸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늦은 나이에 4살 아이를 데리고 고등학교에 다니며 졸업을 했고, 다섯째 아이를 임신했을 땐 간호학교에 다니기도 할 만큼 열정적이었던 그녀. 그렇게 열심히 살았음에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 자녀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컸다고 타마라는 전했다. 첫째, 둘째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비극적인 상황을 전해야만 했을 때에도 그저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만을 전했다는 타마라.

하지만 그 순간 어둠이 걷히고 불빛이 비치면서 살아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기적이었다. 구조대원들은 타마라를 포함해 남은 환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무사히 데려나올 수 있었다. 타마라도 그렇게 극적으로 가족들 품에 갈 수 있었다.

가주 대형 산불 대부분 진화
최근 가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대부분 진화 작업이 마무리 되는 단계이다. 북가주의 대형 산불 '캠프파이어'는 전체의 90%가 진회됐고, 벤투라카운티의 '울시 파이어'와 '힐 파이어'는 22일 새벽 내린 비로 100% 진화됐다. 다만 국립기상센터에 따르면 22일 오후부터 23일까지 예상되는 강한 비바람으로 인해 화재 지역에 잿가루 등이 날릴 것으로 예상돼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희정 기자 hong.heej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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