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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모래 위에 지은 교회

먹거리도 살 돈도 거의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나마 찾아오는 호박엿이나 뻥튀기를 먹으려고 집 안에 쇠를 끌어모았고, 뽑기 한 번 먹기 위해 1원짜리 동전을 밀가루 반죽처럼 조몰락거리며 망설여야 했다. 정말 없던 시절이었다. 그 대신 뻥튀기만으로도 세상을 가진 듯 까르르 거렸고, 뽑기 한 젓가락으로도 입이 즐거웠다. 배가 차니 노래가 나오고 입이 가득하니 미소가 피었다. 만족은 기쁨이라는 꼬리를 문다. 그리고 기쁨은 감사를 이끄는 기관차가 된다. 몸의 감사는 이렇게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래서 절망스럽다. 배가 고프고, 가진 것이 없어지면 만족은 사라지며, 기쁨도 감사도 숨어버린다. 아니 나보다 배부른 사람, 나보다 더 가진 사람만 만나도 모두 희미해진다. 우리는 너무 쉽게 흔들린다.

변덕스럽고 사라지는 것 위에 만족을 세웠기 때문이다. 분명히 여기서는 "나는 배고프거나 부르거나, 있거나 없거나 어디에서든 만족할 수 있다"는 고백이 나올 수 없다. 그리고 이 고백이 성도를 성도답게 했었다.

가슴 아프지만, 오늘날 우리의 고백은 다르다. 비록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의 이름으로 도배를 하지만, 결국은 우리 손으로 만든 것에 감사한다. 한 해 동안 지켜주신 하나님이 아니라 사실은 지켜주신 재물에 감사하고, 동행해 주신 하나님이 아니라 아프지 않은 자기 몸에 감사한다. 소위 성전을 지어서 바치면서 감사하고, 제사에 바칠 제물이 있어서 감사한다.

그래서 흔들린다. 교세가 준다고, 헌금이 준다고 흔들린다. 교회의 기둥이라는 분들의 회사가 흔들려도 흔들린다. 교회는 이제 반석 위에 서 있지 않다. 우리는 모래 위에 집을 짓고 교회라고 부른 것이다. 그리고 서로 집을 비교하면서 우리가 더 멋진 집을 지었다고 기뻐하고 감사했다. '주셨기에' 감사하든 심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하든 결국은 집이었다. 그래 놓고 대견한 우리가 기뻐서 어디에 집을 세웠는지는 까맣게 잊었다. 이제 바람이 불고 홍수가 덮쳤다.

우리의 감사가 여기서 흔들린다면, 우리는 이런 감사들을 또 붙잡아서는 안 된다. 홍수와 함께 떠나보내야 한다. 반석을 다시 찾고 그곳에 우리의 발을 디뎌야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우리의 만족이 아니라면, 우리의 기쁨과 감사는 모래 위에 지은 집이다. 그 집에, 그 정도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만족과 감사는 무너지고 떠내려가게 하자. 무화과나무잎이 마르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어도 우리는 여호와로 즐겁지 아니한가.

sunghan08@gmail.com


한성윤 목사/ 나성남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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