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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한인업주 잠적했다 '파산'… 신뢰성 또 불거져

채권자 23명 230만불 피해
대부분 원단 등 납품업체
"파산 준비하며 물건 받아"
"의류업계 불신 조장 우려"

"물증은 없지만 계획된 것이란 의심을 지울 수가 없네요. 최소한의 책임감은 기대했는데 …."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의 한인 의류업체 한 곳이 지난 주 갑자기 파산보호신청(챕터7)을 하면서 한인 업체 간 거래에서의 신뢰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챕터 7'은 파산에 이른 개인의 기본적인 재산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들에게 분배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업체에 피해를 입은 채권자는 한인 10여 명을 포함해 총 23명. 대부분이 납품업자들이다. 파산업체의 업주가 갑자기 잠적하는 바람에 일부 채권자는 추심 소송까지 제기했었다. 그러다 4개월 만에 파산보호신청이 접수된 것.

채권자 Y씨는 "업주는 3개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마지막까지도 적잖은 액수의 체크를 발행했다"며 " 부채 상환 기간을 연장해달라거나 조금씩이라도 갚으려는 노력이라도 보였다면 분노가 덜 했을 것"이라고 허탈해했다.

지난해 설립된 이 업체는 한인 부부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법원에 접수된 서류에 따르면 부인 명의로 설립된 이 업체는 총 23명의 채권자들에게 230만 달러 가량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채권자 가운데는 2만~3만 달러까지의 소액부터 50만 달러까지 다양했다.올해 3월 이 업체에 원단을 납품했다 7만 달러 가량의 대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S씨는 "파산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양심적으로 납품 요청을 하면 안되는 시기였다"며 "지인의 소개만 믿고 물건을 줬는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바 의류 업계가 또 한번 불신의 수렁에 빠진 셈"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채권자는 "업주가 파산신청 후 다운타운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었다"며 "책임을 추궁했더니 '법적으로 해결할 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채권자 중 한명은 "20여년 의류업계에 일하다 보면 별의별 일들을 겪게 되지만 정말 열심히 일하다 안돼서 파산을 선택하는 것과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무책임한 파산은 확연히 구분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일단 채권자들은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카운티 파산법원의 첫 심리에 참가해 '파산 수용 불가'를 주장할 예정이지만 개별 채권자들의 피해액수 처한 조건과 상황이 모두 달라 결집된 의견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 파산법 변호사는 "부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때 시스템에 기대는 것이 파산"이라며 "채권자 입장에서는 감정보다는 법률적 자문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치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마라했다. 그리고 채권자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도 법원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인성 기자 choi.inse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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