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만불 횡령 한인 고위 공무원 유죄…한인사회서 인정받던 롤모델
방병일 몽고메리 전 부국장
도박에 빠져 지원 자금 착복
연방검찰은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경제개발청 부국장(COO)으로 근무했던 방병일(58ㆍ영문명 피터)을 670만 달러의 정부기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16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 내 바이오 산업 메카로 불리는 몽고메리 카운티는 바이오 산업을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한 충청북도와 지난 2004년 바이오 분야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당시 방병일은 충북에서 열리는 바이오 엑스포에도 자주 방문하며 얼굴을 알렸고 미국에 진출한 충북출신 기업들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충북 인큐베이터 펀드 LLC’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 후 카운티 내 특별 프로젝트, 기업재정 프로그램 그리고 일반 및 특수 예산과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었던 그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 지속적으로 기금을 지원한 후 도박 등에 돈을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방병일의 범죄행각은 카지노에서 거액의 배팅을 자주 한다는 제보에 따라 국세청(IRS)이 수사하면서 드러났다. IRS에 따르면 방병일은 하룻밤에 많게는 20만 달러를 도박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2016년까지 몽고메리카운티 정부에서 연봉 17만5127달러받았으며, 이듬해 공무원을 그만두고 청소업체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병일은 한인으로서는 카운티 정부 고위직에 올라 메릴랜드, 버지니아 등 그 지역 한인사회에서도 인정받는 롤모델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특히 몽고메리카운티가 한국과 교류하는데 있어 가교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기도 해 한인언론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터뷰 기사가 종종 보도되기도 했었다.
방병일은 사전형량조정(플리바겐)에 따라 유죄를 인정했다. 횡령 혐의 이외에도 연방 송금사기, 세금 탈루 등 추가 혐의가 있어 최대 40년을 복역할 수 있다. 선고공판은 내년 3월 열린다. 그는 횡령한 돈을 전액 배상하기로 연방검찰과 합의했지만 현재 은행 잔고가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몽고메리카운티 최고 운영자인 아이크 레제트는 “방병일은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최악의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가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 태생의 방병일은 대학 3학년과 군 복무를 마치고 25세 되던 1985년 이민와 메릴랜드대 우주항공학과를 졸업한 뒤 연방정부 중소기업청 등을 거쳐 1997년부터 몽고메리카운티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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